마음을 전달하는 빨간 철(鐵)통, 우체통
[DK BRAND/제품과 서비스] 2019.02.20 19:21


1990년대까지만 해도 우체통은 소중한 메신저였다. 소식을 전달하는 이 우체통은 많은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과 슬픈 소식을 동시에 전달하던 통로이며, 기다림과 희망을 안겨주는 상징이기도 하다. SNS가 발달한 이즈음에 우체통의 가치는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중장년층에게 남아 있는 향수는 적지 않다.


지금의 우체통은 철로 만들어졌지만, 조선후기 최초의 우체통은 나무로 만들어졌으며, 바깥쪽에는 빗장을 채워 우편을 들고 나게 했다. 그러나 빗물이 스며들어 내용물이 훼손되면서 일제강점기에는 철로 만든 소화기 모양의 기둥형 우체통이 등장했다. 우체통을 구성하는 소재는 냉연강판과 중후판을 혼용해 쓰는데 최근에는 플라스틱소재도 등장하고 있다. 우체통은 길거리에 서 있어야 하므로 하부는 단단히 중형 나사로 묶어 두고, 자중이 무거운 재질을 선호해 왔다.


▲ 영국 우체통


최초(1900년대)의 우체국 심볼은 한글 '우'자를 형상화한 것이다. 1984년부터는 기쁜 소식을 전해 준다는 제비를 소재로 우체국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우체국 심볼마크에 세 마리의 제비가 복합된 것은 신속, 정확, 친절의 의미로 미래로 전진한다는 뜻이다.


우체통이 빨간색으로 통일 된 것은 1980년대이다. 그 이전의 1950년대에는 아래쪽은 녹색, 편지를 넣는 곳은 빨간색을 사용했다. 우체통이 빨간색인 것은 빨간 신호등처럼 눈에 잘 띠고, 아무나 손대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이다. 그리고 따뜻한 마음과 사랑을 전달하려는 의도도 숨어 있다.


▲ 러시아 우체통


전 세계의 우체통은 색깔과 모양이 다르다. 아일랜드와 중국, 홍콩은 녹색이며, 영국은 빨간색과 파란색을 같이 쓴다. 러시아는 파란색이다. 호주는 우리와 거의 비슷한 모양이고 일본은 윗부분의 집 모양이 독특하다.


우체통은 산간벽지에도 설치되어 있다. 국토의 끝자락 독도에도 빨간 우체통이 하나 설치돼 있다. 울릉우체국 소속 우체통이다. 독도 우체통은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노랫말과 함께 우리 국민이 자유롭게 주고받는 우편함이란 상징성을 지닌다.


전국에는 독특한 우체통이 지역을 홍보하는 포스트로 활용되고 있다. 광주광역시 수완지구 호수공원의 '희망우체통'은 세계에서 가장 큰 우체통이다. 이 우체통에는 자경엽서·일반엽서·희망엽서 등 세 종류의 엽서가 비치되어 있다.


▲ 중국 우체통


자신과의 약속이나 소망을 적어 보내는 엽서(매년 12월에 본인에게 배달된다), 가족, 친구, 이웃 등 누구에게나 자유롭게 보내는 엽서, 시민이 쓴 희망엽서를 추첨을 통해 라디오 방송을 통해 읽어 주는 이벤트를 겸하고 있다.


청마 유치환 선생이 마지막으로 교편을 잡았던 부산 초량동 산복도로에는 '유치환 우체통'이 설치되어 있다. 2013년 5월에 완성된 '유치환우체통'은 부산 동구 망양로 580번길 2(초량동)에 연면적 180㎡, 지상 2층 규모의 건물 옥상에 설치되어 있다. 건물 1층은 야외공연장과 커뮤니티도 있다. 2층에는 시인의 방이 만들어져 있다. 자료전시, 영상물 상영, 편지쓰기, 강연과 휴식공간으로 쓰인다. 이곳에 설치된 빨간 우체통에 편지를 넣으면 6개월 뒤 수취인에게 배달 해준다.



통신기술의 발달이 우체통을 완전히 몰아 낼 것 같지만 홍보물과 고지서의 폭증 탓에 우체통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우정국의 판단이다. 필자 역시 주고 받는 사람들에게 설렘과 기쁨을 전달하는 소통방식인 우체통이 오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 김  종  대(철강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