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스틱을 철의 녹으로 만든다고?
[DK BRAND/철이야기] 2017. 9. 26. 13:08


‘사랑보다 빨간 유혹 혹은 이브의 황금권총’ 

립스틱을 말한다. 남성에게는 도발적인 문구이지만 여성에게는 당당한 권리로 들릴 수도 있겠다. 작가 제시카 폴링스턴의 말대로 립스틱은 어린 소녀가 어머니의 화장품을 가지고 놀기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손대는 물건이다. 그만큼 립스틱은 여성에게 강렬한 매력을 선사한다. 



“내 루주 단지를 가져다 다오.” 임종 직전까지 몸단장에 진력한 프랑스 황제 루이 15세의 애첩 퐁파두르 부인은 시종에게 루즈를 가져 달라는 유언까지 했었다. 반면에 화장을 금기시한 시대도 있었다. 

1770년 영국정부는 “향수, 화장품, 틀니, 가발 등으로 국왕 폐하의 백성을 유혹해 결혼에 이르게 하는 여자는 처벌을 받을 것이다”는 포고문을 냈다. 마녀와 같은 처벌을 하겠다는 경고였다. 중세 암흑기엔 어떤 식으로든 얼굴을 고치는 것을 신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했었다.  



그렇다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여인의 욕망이 그쳤을까? 천만에 말씀이다. 여인들의 아름다움 추구는 어느 것으로도 막지 못한다. 립스틱도 꿋꿋하게 살아남았다. 영국 정부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립스틱 생산을 막았으나 암시장은 더욱 붐볐다. 

5000년 전 수메르(현재 이라크)에서 태어난 립스틱이 클레오파트라, 엘리자베스 1세, 마릴린 먼로를 거쳐 지금과 같은 모양과 이름을 갖게 된 것은 제1차 세계대전부터이다. 예전에는 남자들도 립스틱으로 사회적 신분과 지위를 나타냈었다. 

1950년대에는 완벽한 립스틱을 찾기 위해 산업전쟁을 벌였다. 립스틱의 색깔은 신분에 따라 달랐고, 주변 문화의 유행을 따라 색깔이 달라지기도 했다. 커피 문화가 유행하자 갈색 립스틱이 인기를 모았던 형태이다. ‘세대차이’란 말도 어머니 세대는 맨 입술이며 딸 세대는 립스틱을 바른다는 차이를 꼬집은 것이다.  



립스틱의 원료는 동물의 생체를 이용하면서 점차 그 범위를 넓혔다. 고대 이집트는 눈화장용으로 으깬 개미알을 사용했다. 고대 그리스는 염소 땀, 사람의 침, 악어 배설물로 립스틱을 만들었다.  

현재의 립스틱 원료중 하나는 철의 ‘녹’ 즉, 산화철이다. 신화철은 립스틱의 붉은 색깔을 만드는 친환경 원료이다. 철강재의 표면에 발생한 녹을 가공해서 붉은 색의 화장품 원료나 페인트 원료, 그리고 산업용 소재인 페라이트의 원료로 쓰인다.  

동국제강 부산공장에서는 한 해에 약 400여 톤의 산화철이 발생하는데 이것은 ㈜창원 등 페라이트 제조공장에 원료로 팔려나간다. 일단 철강재로 만들어지면 녹(산화철)까지 버릴 것이 없는 환경 친화적인 소재가 철강이다.    

산화철은 핫코일의 표면에 발생한 녹을 산세 작업을 통해 털어낼 때 얻어진다. 페라이트가 되기까지는 산화철(녹)을 불로 녹이고 분말가루로 만드는 과정을 거친다. 산화철에 탄산바륨과 스트론줌을 약 90대 10이나 80대 20의 비율로 잘 섞고, 길이 22미터의 회전 가마(로타리 킬로틴)에서 섭씨 1,200도로 소성(열을 가함)시킨다. 

그리고 마이크론(1,000분의 1미리)의 크기로 분쇄시켜 분말을 만든다. 이것을 다시 PVA와 섞어서 성형을 시키면 비로서 과립형태의 페라이트가 만들어진다. 페라이트는 세라믹이다. 도자기가 애자(碍子) 등에 이용되어 온 것처럼 세라믹인 페라이트는 전류가 잘 흐르기 어렵기 때문에. 고주파이용의 기기에 적합한 자성재료가 된다.

예를 들면 전자조리기 및 IH 밥솥은 고주파전류에 의해 금속냄비를 가열하고 있는데 고주파코일의 코아 발열이 문제가 된다. 페라이트는 절연체에 가깝기 때문에 발열이 적어 코일의 코아로서 최적이다. 폐수처리 등의 환경보전 분야에도 페라이트가 활용되고 있다.

페라이트(마그네트부문)는 자동차와 냉장고, 에어컨 등의 가전용 모터에 들어가는 영구자석 소재로 자동차와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핵심부품이다. 특히 안테나 기능을 하는 페라이트시트는 스마트폰과 연결하여 일상생활에 다양하게 적용된다.   

스마트폰으로 도어락을 간편하게 여닫는 기능,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의 손쉬운 이용, 전화번호나 각종 파일 등의 자유로운 전송을 할 수 있게 한다. 철은 천의 얼굴을 가진 소재이며,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친환경 물질이다. 



글 김종대(스틸프라이스 사장, 철강 칼럼니스트)



  • 염명석 2017.09.26 20:34 ADDR 수정/삭제 답글

    역시 철은 자원재생에 큰 도움을 주는 소재네요~^^ 철의 녹을 립스틱에 활용된다는 건 오늘 처음 알았네요~^^;;

  • 박진희 2017.09.27 10:29 ADDR 수정/삭제 답글

    저역시 ... 오늘 처음 알았네요^^ 대박~ 진짜 유용하게 많이 쓰이는군요^^

  • 황혜진 2017.09.28 18:04 ADDR 수정/삭제 답글

    헐..이건정말 ㅎㅎㅎ 신기한 내용이네요 ㅎㅎ 오우 .... .!!

  • 김백준 2017.11.21 15:11 ADDR 수정/삭제 답글

    헉 립스틱에 철이 들어간다니... 그럼 여성분들은 철분을 입에 바르는거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