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P 칼럼] 장세주의 집념과 열정
[DK INSIDE/뉴스룸] 2016.06.16 16:00

 

 

동국제강의 브라질 CSP 제철소는 사람을 깜짝깜짝 놀라게 한다. 2008년 동국제강이 브라질 발레와 합작사를 세웠을 때 나는 ‘지구 반대편까지 가서 제철소를 지어 반제품(슬래브)을 국내로 들여온다니 제 정신인가’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무려 11년의 대장정 끝에 6월 10일 CSP 제철소가 가동을 들어가자 의문은 경이로움으로 바뀌었다. 금융위기 이후 계속된 철강 경기 침체로 동국제강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고 은행과 재무구조 개선약정까지 맺어야 했다. 브라질 경제 또한 지금까지도 깊은 침체의 수렁에 빠져있다. 그런 각고의 세월을 용케도 이겨내고 마침내 용광로 제철소를 완공한 것이다.

 

 

 

“집념이라는 말 외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철강업은 나의 운명이며 철강을 향한 열정 때문에 브라질까지 달려왔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2011년 8월 브라질 제철소 전용부두 준공식에서 한 말이다. 그의 집념과 열정, 이것이 오늘날 CSP 제철소 탄생의 비밀이다.

 

철강업을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용광로(고로)를 꿈꾼다. 원료인 철광석과 유연탄을 넣고 끓여 쇳물을 뽑아내는 용광로가 있어야만 일관제철소를 구축할 수 있다. 용광로가 없었던 동국제강은 늘 원자재인 슬래브 확보에 노심초사해야만 했다. 창업주인 장경호 회장에서 장상태 회장을 거쳐 장세주 회장까지 3대 62년간 용광로는 동국제강의 숙원이었다. 고(故) 장상태 회장은 인도네시아, 호주, 베네수엘라 등에 제철소 건설을 타진했다가 실패를 맛봤다.

 

장세주 회장은 2001년 취임 일성으로 “우리가 제철소를 직접 짓자”고 말했다. 선대의 꿈을 이어받은 것이다. 그리고 브라질 세아라주가 제철소 유치 열의가 강하고 철광석 공급이 쉽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 2005년 제철소 건설사업을 공식화했다.

 

 


제철소 건설에 위기가 끊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장 회장은 집념과 열정으로 이를 극복했다. 역경에도 흔들리지 않고 3대의 꿈을 소중하게 지켰기 때문이다. 덕분에 동국제강은 글로벌 일관제철 사업자로 떠올랐다. CSP제철소로 인해 동국제강은 안정적인 재료 조달과 원가 절감 효과와 제품 경쟁력 향상을 기대하게 됐다. 때마침 동국제강은 지난 2년에 걸친 치열한 자구노력 끝에 재무구조 개선약정까지 졸업했다. 이제 힘찬 재도약만이 남은 셈이다.

 

세계 철강업계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CSP 제철소를 놓고 비관론을 제기하는 모양이다. 공급과잉 속에 물량을 내놓으면 결국 독이 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하지만 나는 이는 단견이라고 본다. 최근 슬래브 가격이 연초 대비 60% 정도 올랐다. CSP 제철소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공급과잉과 철강업계의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최신 설비를 통해 생산성과 효율을 높이는 방법 밖에 없다. 철강업계의 치킨게임 속에 노후설비로 효율이 떨어지는 업체들이 먼저 나가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자구노력과 구조조정만으로는 회사의 경쟁력이 보장되지 않는다. 때문에 불황 속 동국제강의 공격적인 투자는 훗날 ‘신의 한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장세주 회장이 정말 큰일을 해냈다.

 

 


 

이재훈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