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대동맥의 전설… ‘아이언 브리지’에서 ‘현수교’까지
[DK BRAND/제품과 서비스] 2016.03.15 16:00

 

물류 대동맥의 전설… ‘아이언 브리지’에서 ‘현수교’까지

 

▲ 이미지 출처 – 플리커, 세번강 위의 ‘아이언 브리지’

 

다리는 새로움을 만나게 해주는 소중한 길입니다. 그 길을 구현시켜 준 소재가 ‘철’이라는 점에서 철강인들이 꼭 알아둬야 할 다리가 있는데요. 바로 세계 최초 철로 만든 다리, ‘아이언 브리지(Iron Bridge)’입니다.

 

‘아이언 브리지’에는 연간 6만 명의 학생들이 단체 견학을 오고, 유료 방문객 30만 명과 무료 방문객을 포함해 한해 동안 6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이 다리는 1779년 영국 콜브룩데일(Coalbrookdale)의 세번강(River Severn)에 세워졌는데요. 주철로 만든 아치 형태의 이 다리는 총 길이가 42.7m(철제 부분 30.6m)인 조그만 다리입니다.

 

▲ 이미지 출처 – 플리커

 

이 다리는 건축가 토머스 파놀스 프리처드(Thomas Farnolls Pritchard)가 설계했습니다. 철교의 자재는 에이브러햄 다비(Abraham Darby)의 손자 에이브러햄 다비 3세의 철공소가 제공했죠. 시공은 영국 스태퍼드셔의 철의 명장 존 윌킨슨(John Wilkinson)이 맡았습니다.

 

목재와 석재만으로 지을 수 있었던 다리를 철로 만든다며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은 다비 3세의 도전에 많은 사람들이 ‘미친 짓’이라며 혀를 차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착공한지 두 달 만에 아이언 브리지의 설계를 맡았던 프리처드가 세상을 떠나, 원래의 계획을 대폭 수정하는 우여곡절을 겪은 후에야 다리 건설은 끝을 보게 되었죠. 착공 2년(1777년 11월~1779년 5월)만에 완성된 철교에 쓰인 철강재는 378톤에 달했습니다.

 

아이언 브리지를 보고 “최악의 철강재로 만든 다리”라고 혹평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세계 최초의 철교이지만 강철이 아닌 주철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다리 형태가 조악할 수밖에 없었죠. 그러나 이 철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이들의 개척정신은 분명 높이 살만한 일이었습니다.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전 세계의 다리들

 

프랑스인들에게 다리는 유독 낭만적이고 사랑을 고백하는 장소로 잘 이용되고 있는데요. 특히 센강(River Seine)에는 유명한 다리 37개는 자신만의 스토리를 안고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 – 플리커, 센강 위의 ‘퐁네프 다리’

 

센강의 다리 중 가장 오래된 다리는 ‘퐁네프 다리(Pont neuf)’. 400년된 작고 아름다운 이 다리는 우리에게 영화 ‘퐁네프의 연인’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노숙하는 남자와 시력을 잃어가는 여인의 운명적인 사랑, 이들은 퐁네프 다리에서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며 자물쇠를 채웁니다.

 

 

이미지 출처 – 플리커, ‘비라켕 다리’

 

한편, 에펠탑 앞을 가로지르는 ‘이에나 다리(Pont d'Iéna)’는 1806년 프러시안과의 전쟁에서 거둔 승리를 자축하기 위해 나폴레옹이 건설을 명령했으나 그가 실각하며 건축과 파괴가 반복되는 세월을 겪어야 했습니다.

 

‘알마 다리(Pont de l'Alma)’는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다리 밑 지하도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해 더욱 유명해졌고, ‘비라켕 다리(Pont de Bir-Hakeim)’는 영화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에서 주인공들이 처음 만난 첫 장면을 찍은 곳입니다. ‘예술의 다리’라고 불리는 ‘퐁데자르 다리(Pont des arts)’는 화가나 음악가 등 예술가들이 몰려드는 곳입니다. 또 ‘미라보 다리(Le Pont Mirabeau)’는 프랑스 국민시인 아폴리네르가 ‘미라보 다리 아래 센강은 흐르고’라는 시구(詩句)를 발표하여 일약 센강의 대표적인 다리로 급부상하기도 했죠.

 

 

이미지 출처 – 플리커, ‘루덴도르프 다리’의 흔적

 

독일 라인강(River Rhein)에는 히틀러가 땅을 치고 후회했다고 전해지는 다리가 있습니다. 바로 라인강 최초의 다리 ‘루덴도르프 다리(Ludendorff)’인데요. 당시 히틀러는 연합군의 빠른 공격 루트를 차단하기 위해 다리의 폭파를 명령했으나 다리는 어쩐 일인지 폭파되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연합군은 발을 물에 담그지 않고도 곧바로 독일에 진입할 수 있었는데요. 루덴도르프 다리는 당시 연합군에게 길을 내어준 유일한 다리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플리커, 샌프란시스코의 ‘골든게이트 브리지’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눈을 돌리면, 구름이 걸린 엄청난 규모의 현수교를 볼 수 있습니다. 바로 ‘골든게이트 브리지(Golden Gate Bridge)’인데요. 그 위용은 절로 감탄사를 나오게 만듭니다.

 

골든게이트 브리지(이하 ‘금문교’) 초입에 세워진 조셉 스트라우스(Joseph Strauss)의 동상에는 이런 글이 새겨져 있습니다.

 

“다리의 수명은 얼마나 됩니까?”
“영원합니다”
“됐소! 건설자금은 우리가 대겠소.”

 

금문교 건설의 최종 의사결정을 내린 당사자들의 대범함과 결단력은 상당히 단순했습니다. 하지만 그 배경에는 자국 내에 ‘US 스틸’과 ‘베들레헴 스틸(Bethlehem Steel)’이라는 거대 철강기업이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죠.

 

 

이미지 출처 – 플리커, ‘인천대교’

 

 

앞서 각국의 다리를 살펴보며, 우리는 교량의 역사가 결국 ‘철’이라는 소재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조선 새 왕조를 설계한 삼봉 정도전은 “국가를 가진 사람은 다리를 놓아서 왕래를 통하게 하는 것이 王道政治(왕도정치)의 일단이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중국을 수 차례 다녀온 인재답게 물류의 흐름과 국가간의 교역을 강조했죠.

 

길목마다 필수인 ‘다리’. 한국의 철강산업은 이제 교량 건설 본연의 역할을 넘어 예술성까지 소화하고 있습니다. 소통과 낭만의 공간 ‘교량’을 창조하는 철강. 이 투박한 소재가 만들어내는 위대함과 아름다움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요? 철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