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로 지은 따뜻한 집, 스틸하우스
[DK PLAY/트렌드] 2020. 3. 10. 14:44


인간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집입니다. 아주 오래전에는 집을 짓기보다는, 동굴과 같이 자연에서 제공하는 공간을 사용했죠. 신석기 시대에 들어서는 땅을 파서 나무로 기둥을 세운 반지하 형태의 움집을 만들기 시작했는데요. 당시에는 집은 그저 야생동물과 더위, 추위로부터 인간을 보호하는 용도에 지나지 않았죠. 


시간이 흐르고 사회가 고도화되면서 집에 관한 인식이 변했습니다. 단순히 인간을 보호하는 것을 넘어, 개성을 드러내고, 편리함을 추구하며, 때로는 경제력을 측정하는 사회적 도구가 되기도 하죠. 앞으로도 집은 인간과 함께 꾸준히 변화할 것입니다. 


오늘은 21세기를 대표할 만한 주거 형태로 주목받고 있는 스틸하우스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요. 철하면 차가운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깊이 알아보면 생각보다 아주 따듯한 주거 형태가 바로, 스틸하우스죠. 




지난 2017년 브라질 아마존 환경연구소는 1시간에 축구장 128개 넓이와 맞먹는 넓이의 열대 우림이 사라지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거죠. 아마존 열대우림에는 총 3,900억 그루의 나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이 엄청난 열대 우림은 지구의 기후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나무에서 발생하는 산소가 지구 곳곳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억제해 주고 있기 때문이죠. 


만약 아마존이 모두 파괴된다면 지구 온난화가 지금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이상 기후 발생 빈도가 잦아질 거라 전망합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 브라질 사무소의 대티클리 아기아르 씨는 아마존 열대 우림이 사라지는 것에 가장 큰 원인으로 무분별한 벌목을 지적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인간은 나무에 많은 것을 의지하고 있습니다. 작게는 종이와 휴지에서부터 크게는 집까지 말이죠. 특히 주거 공간과 건물은 나무와 제법 오랜 역사를 함께 해왔는데요. 현재까지 밝혀진 최초의 목조 건물은 독일에서 발굴된 기원전 5,000년 경의 참나무 우물이죠. 


그러니 목조 건물의 역사는 적어도 7,000년이 넘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근대 산업혁명 이후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나무 가공을 기계로 할 수 있게 되면서 목조 건물과 주택도 늘어났죠. 그 후 오랫동안 인간은 대부분 나무로 만든 집에 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현재의 문제에 봉착했죠. 무분별한 벌목은 이제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마저 모두 집어삼키려 하고 있는데요. 현대 사회가 대안적인 자재를 요구하는 이유입니다. 



스틸하우스는 21세기형 친환경 대안 주택인데요. 나무 사용을 최소화해, 건물의 뼈대를 철강재로 세운 집을 말합니다. 북미의 2x4 목조 공법에서 영감을 얻은 주거 공간인데요. 2x4 공법은 가로 2인치, 세로 4인치의 각목으로 집의 뼈대를 세우는 데 사용하는 공법이죠. 


스틸하우스는 나무 대신 철강재를 가공하여 집의 뼈대를 세우는 것인데요. 철강을 사용하니 나무보다 기온과 습도 등 자연환경에 영향을 덜 받으면서도, 더 튼튼한 구조의 건물을 지을 수 있습니다.




스틸하우스는 두께 1~2mm 정도의 냉간성형 표면 처리된 경량형 강재를 사용해 만든 주택입니다. 스틸하우스에는 나무 이외에 콘크리트 사용 또한 최소화하는데요. 콘크리트 대신 석고보드를 사용합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철근 콘크리트 건축물과 다른 형태의 건물이죠. 그럼 지금부터 왜 스틸하우스가 21세기형 대안 주택으로 주목받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틸하우스에 쓰이는 경량형 강재는 같은 크기의 목재보다 가벼운 데요. 현장에서 자재를 이동하는 일이 수월해지죠. 또한 보통 집의 설계에 맞춰 공장에서 1차로 자재를 가공하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조립만 하면 되는데요. 간편한 시공 방식을 통해 총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후와 습도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날씨와 상관없이 시공할 수 있다는 것도 공사 시간을 크게 줄이는 데 도움이 되죠. 평균적으로 일반 주택에 비해 스틸하우스의 건축 기간은 60% 이상 단축됩니다. 




스틸하우스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내구성과 안정성입니다. 항간에는 스틸하우스를 ‘백 년 주택’이라 부르는데요. 그만큼 내구성과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이야기죠. 우선, 불에 강한 철강 자재를 사용하니, 화재에 강합니다. 또한 철강 자재는 강성이 높은 데 비해, 유연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 진동 저항력 또한 우수하죠. 즉, 지진에도 강한 구조입니다.  



스틸하우스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목조 자재를 최대한 사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시공까지 진행됩니다. 목재를 사용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친환경적 주택이라 할 수 있죠. 또한 시공 후 남은 철강 자재는 100% 재활용이 가능한데요. 일반 주택에 비해 건축 폐자재가 적어, 이로 인한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는 거죠. 




유연한 철강은 다양한 공간 연출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현대사회에서 집은 사는 사람의 개성과 성향을 드러내는 중요한 도구 중 하나죠. 스틸하우스는 곡선으로도 제작이 가능한 철강재를 이용해 아치형 주택을 디자인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가변성을 이용해 건축주의 개성에 맞춰 다양한 디자인의 주택이 탄생하고 연출되죠.




스틸하우스가 기존의 주택과 비교해 좋은 대안 주택이라고 하지만, 아직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있는데요. 우선, 철강재의 특성상 열전도율이 높죠. 쉽게 뜨거워지고 뜨거워지는 철강재의 특성 때문에 결로가 생길 가능성이 큰데요. 스틸하우스 마감재 시공 전에 외벽 면을 바탕으로 단열 보강공사가 필수인 이유입니다. 


아울러,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주택 형태라는 점도 아쉬운 부분인데요. 우리나라에 처음 스틸하우스가 도입된 건 1996년 한국철강협회 산하 스틸하우스 클럽이 결성되면서부터입니다. 생각보다 오래전에 도입된 것치고는, 아직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죠. 수요가 적으니, 당연히 전문적으로 스틸하우스를 시공하는 업체나 전문가의 수가 적은 데요. 한 번 구매하면 오래 사용해야 하는 주택의 특성상 필요할 때 도와줄 전문가의 부재는 큰 결점이죠. 




1996년 스틸하우스가 처음 우리나라에 도입된 이후, 국내 환경에 맞춘 스틸하우스 공법이 개발됐습니다. 이 공법은 지난 2001년 건설교통부로부터 건설 신기술로 인정받았습니다. 또한 스틸하우스는 다른 기술과 결합하기 쉬워 진보성 측면에서도 주목받고 있죠. 앞서 강조한 것처럼 친환경적인 건물이라는 것도 스틸하우스가 미래형 대안 주택으로 부상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기술 발전과 환경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스틸하우스는 이미, 해외에서는 21세기를 대표하는 대안 주택으로 손꼽히고 있죠. 국내에서도 조만간 대안 주택으로서 떠오를 수 있을지 함께 지켜보는 건 어떨까요? 차가운 철강의 따듯한 변신, 스틸하우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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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혜진 2020.03.23 13:06 ADDR 수정/삭제 답글

    세련이 넘치네요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