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 자전거 달인, 프레임 빌더 이정훈 작가님
[DK PLAY/트렌드] 2020. 2. 26. 17:48




프레임 빌더라는 직업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생소한 이름이지만 사실, 우리 삶에 아주 가까운 곳에서 프레임 빌더의 작품을 찾아볼 수 있는데요. 바로, 자전거의 프레임이죠. 프레임 빌더는 자전거의 프레임을 만드는 직업인이자, 금속공예가입니다


오늘 D’blog에서는 프레임 빌더 이정훈 님을 소개하려고 하는데요. 낯설지만, 알고 보면 낯설지 않은 프레임 빌더의 세계를 함께 들여다볼까요?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루키 바이크에서 자전거 프레임을 제작하는 이정훈입니다. 2013년부터 프레임 빌더로 자전거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Q. 어떤 계기로 프레임 빌더를 하게 되셨나요?


원래는 자전거를 좋아해서 자전거 관련된 직업을 찾아봤어요. 자전거를 타는 것보다 자전거 자체를 좋아했죠. 자전거와 관련된 직업이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어느 프레임 빌더 영상을 보고 이 분야에 빠지게 됐습니다.



Q. 평소에 자전거를 많이 타시나요?


출퇴근할 때 많이 타요. 사실 자전거를 좋아해서 프레임 빌더를 하게 됐는데, 오히려 작업하기 바쁘다 보니 자전거 탈 시간이 없네요. J



Q. 한 작품을 제작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소요되나요?


한 작품을 완성하는 데 평균 100시간 정도 걸려요. 기간으로 보면 고객이 주문하고 프레임을 완성하는 데까지 약 3~4주 걸리는 셈이죠. 제작하기 전 고객과 종합적으로 상담을 하는데요. 어떤 자전거가 필요한지, 어떤 용도로 사용할 건지, 라이딩 스타일이 어떤지, 예산은 얼마인지 등을 여쭤봅니다. 그 뒤 신체 사이즈 측정을 하고 대략적인 도면을 만들어요. 고객과 계속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도면을 완성하고 나서 제작을 시작하는 거죠. 도색작업은 외주를 맡기는데, 도색을 포함한 자전거 완성까지 총 6주가 소요되요. 게다가 저는 한 작품을 완전히 완성하고 난 후에 다른 작품을 제작하다 보니 제법 시간이 걸리죠. 지금 하는 작업도 작년 8월에 주문을 받은 작업이에요



Q. 대표적인 작품을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완성한 작품은 손님에게 드리기 때문에 제가 가지고 있는 작품이 없어요. 전시회에 출품할 때면 손님께 연락을 드려 자전거를 빌려 올 정도죠. 제가 가지고 있는 작품은 출퇴근할 때 타고 다니는 자전거밖에 없어요.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은 사진 자료밖에 없네요. 그리고 모든 작품이 기억에 남아요. 저에게는 새로운 도전이고 자전거가 어떻게 나올지도 모르기 때문에 만든 작품 전부 다 기억에 남아요. 그중에서 특히 제가 타고 다니는 자전거에 가장 마음이 가요. 미국 전시회에 처음 출품한 작품이라 신경도 많이 썼고 다양한 시도를 했죠. 또 아무래도 제가 사용하는 자전거다 보니 더 애착이 가요.



Q. 프레임 소재는 어디서 구하나요?


저는 스틸만 이용해서 프레임을 만드는데요. 자전거에 사용하는 파이프는 일반 파이프가 아닌 자전거용 파이프를 써요. 하지만 자전거용 파이프를 만드는 곳이 우리나라에는 없고 일본, 미국, 유럽에 있어요. 저는 이탈리아산을 많이 사용하는데요. 이탈리아산이 가장 유명하기도 하고 손님들이 많이 찾아요.



Q. 작업의 영감은 어디서 얻나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분들이 하신 작품을 보는 거예요. 다른 분들의 작품을 보면서 저는 어떻게 해석해 볼 것인지 생각해요. 저는 영상보다는 사진을 위주로 찾아보는 편이에요. 핀터레스트와 인스타그램에서 많이 찾고, 쇼 관련된 사진을 보거나 쇼에 직접 참여하기도 해요.



Q. 프레임 빌더로서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수요도 많지 않고 프레임 빌더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거죠. 지금은 예전보다 조금 나아졌지만 프레임 빌더를 시작하고 처음 3~4년 정도는 프레임 빌더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커스텀 핸드 메이드 자전거가 알려지면서 손님도 점차 생겼죠. 해외에는 핸드 메이드 전시회가 많이 열리고, 프레임 빌더도 꽤 있는데 아직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아요.



Q. 프레임 빌더 기술을 어디서 배우셨나요?


그 당시 가르쳐 주시는 분이 있었어요. 원래는 미국에 가서 배울까 했는데 미국의 커리큘럼과 한국의 커리큘럼이 크게 차이 없고 비용과 언어적인 문제도 있었죠. 혼자서 일 년 반 동안 연습했어요.



Q. 작업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본질에 충실한 것은 기본이고 제가 타는 자전거가 아니기 때문에 주문하신 분의 의도에 맞게 작업하려고 해요. 저는 마음에 들어도 고객의 마음에 안 들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손님이 오셔서 자전거를 가져갈 때가 가장 긴장돼요



Q. 루키 바이크 자전거만의 특징이 있나요?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과 고객의 신체 사이즈에 맞게 맞춤형으로 제작하는 특징이 있어요. 저는 스탠더드하고 유행을 타지 않지 않으면서도 고객의 요구에 맞는 자전거를 만들려고 해요. 단순히 자전거를 만들기보다는 제 브랜드만의 자전거를 만들고 싶어서 브랜드 방향, 철학과 다른 작업은 잘 진행하지 않는 편이에요



Q. 금속공예의 가장 큰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무르지 않는 소재를 가공해서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매력적인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만드는 작품은 가만히 서 있는 장식품이 아니라, 사람들이 직접 사용하는 물건이 되죠. 그게 저에겐 큰 의미가 됩니다



Q. 앞으로는 어떤 작품에 도전하고 싶은가요?


조금 더 높은 품질의 자전거를 제작해보고 싶어요. 또 저만의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 자전거를 많이 만들어서 전시회에 참가하고 싶어요. 특히 내년 초 미국에서 열릴 자전거 전시회에 참가할 예정이어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사실 우리나라에는 제 작품을 보여주고 평가받을 기회가 없어요. 손님 한 분이 오셔서 제가 만든 작품을 보고 기뻐하는 경우는 많지만 많은 사람이 제 작품을 평가해주는 기회가 흔치 않아요. 게다가 외국 사람들에게 제 작품을 선보이고 반응을 살필 좋은 기회죠



Q. 마지막 한마디


우리나라의 스틸 산업은 강한데 아직 자전거 산업이 약해요. 자전거 산업이 조금 더 성장해 나갔으면 좋겠어요



예술이 삶으로 깊이 들어온 가장 가까운 예시가 프레임이 아닐까요? 프레임 빌더라고 하면 아직 잘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자전거 프레임을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처럼 말이죠. 프레임 빌더 이정훈 님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프레임은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지만, 사실, 엄청난 노력과 영감이 필요한 엄연한 공예품이었습니다


자신의 작품이 장식품이 아닌, 실제로 사람들이 사용하는 물건이 되는 것에 가장 큰 의미를 느낀다는 프레임 빌더 이정훈 님의 앞날을 응원하며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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