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가까운 미래, 배달로봇
[DK PLAY/트렌드] 2020. 1. 29. 14:41


한국인의 배달음식 사랑은 특별합니다. 한국 최초의 배달 음식은 냉면이었는데요. 조선 후기 실학자 황윤석의 <이재난고> 17687월 과거시험을 본 사람들이 냉면을 시켜 먹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배달 음식의 역사가 200년이 훌쩍 넘은 거죠. 200년 넘는 시간 동안 배달 문화는 꾸준히 발전했는데요. 2010년대 이후 스마트폰의 보편화는 배달 문화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죠. 배달 주문이 간편해지고, 배달 대행업체도 엄청나게 생겨났습니다. 2020년에 들어선 지금, 배달 문화는 또 엄청난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바로, 배달 로봇의 상용화입니다.




배달 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교통사고의 증가입니다. 한국의 예를 들어보죠. 2010년대 들어 한국에서 배달 대행 앱이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요기요’, ‘배달의 민족등 다양한 업체가 등장했고, 굉장한 속도로 성장했죠. 배달 업체의 성장과 함께 배달업에 종사하는 사람도 많아졌는데요.

 

한국교통안전공단 2019년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오토바이 사고 건수가 2014년 이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죠. 공교롭게도 배달 대행 앱이 유행하고 난 뒤 급격하게 오토바이 사고 건수가 늘어났습니다. 배달 대행의 경우 배달업자가 주문 건당 배달료를 지급받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많은 수익을 위해 무리한 주행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교통안전공단 조성진 책임연구원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오토바이 사고 건수 증가 이유로 배달 오토바이의 무리한 주행을 꼽았죠.



배달 산업의 성장의 두 번째 그림자는 환경 문제입니다. 배달 업체는 오토바이와 자동차 등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이동 수단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요. 화석 연료는 대표적인 대기 오염의 원인 중 하나입니다. 화석 연료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산화질소는 도시에 뿌연 스모그 현상을 만들어 내죠. 또한 화석 연료를 채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질 오염과 토양 오염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게다가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로 머지않은 미래에 고갈될 가능성이 있죠. 그러니 거리에 배달 오토바이나, 차량이 늘어나는 것은 곧, 환경 오염이 빠르게 진행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배달 산업의 그림자는 배달 로봇의 등장을 재촉했습니다. 세계적인 경제지 포브스(Forbes)는 이미 2019년 초부터 배달 로봇이 소매 시장을 점령하리라 예측했는데요. 배달 로봇 스타트업 기업 스타쉽 테크놀러지(Starship Technologies)의 경영자 렉스 베이어(Lex Bayer)는 배달 로봇이 교통 체증을 완화하고, 환경 오염을 막아주며, 저렴한 비용으로 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 장담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무리한 주행으로 교통사고를 야기할 일이 사라지고,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면서, 비용까지 저렴하다는 거죠.



2016년 도미노 피자는 호주에서 배달 로봇 도미노 로보틱 유닛(Domino’s Robotic Unit, 이하 DRU)을 선보였는데요. 4개의 바퀴로 움직이는 DRU는 시속 20km까지 속도를 내고, 스스로 안전한 길을 찾아 목적지까지 피자를 배달하는 로봇이죠. 하지만 2016년 처음 선보인 이후 아직 상용화까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도미노 피자의 DRU는 마케팅용 배달 로봇이라 평가받았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업체의 배달 로봇은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했을까요



배달 로봇의 선구자적인 기업은 스타쉽 테크놀러지입니다. 이 기업은 배달 로봇 스타트업으로 지난 2014년 설립된 이후 반경 3km 이내의 물품을 배달하는 로봇을 개발 중이죠. 6륜 구동 로봇으로 3km의 거리를 30분 이내에 배달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스타쉽의 배달 로봇은 안전에 가장 초점을 맞췄는데요. 로봇이 장애물과 사람을 탐색하고 스스로 피해 운행할 수 있게 설계되었으며, 보행자와 속도를 맞춰 움직이도록 했죠. 아울러, 배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고성능 센서를 탑재하는 대신, 로봇이 주변 환경 변화를 감지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입니다.

 

2015년 설립된 마블(Marble)은 음식 배달 서비스 업체 EAT24와 협력해 개발한 배달 로봇을 선보였습니다. 주로 음식, 식재료, 의약품을 배달하는 로봇으로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음식 배달 테스트를 진행했죠. 머신러닝 기술을 이용해 보행자의 속도를 파악하고, 레이저를 이용해 장애물과 거리를 측정하는 라이다 센서를 탑재해 안전한 주행이 가능한데요.

 

한국에서는 배달 대행업체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재들이 배달 로봇을 선보였는데요20185월 선보인 배달 로봇 딜리입니다. 같은 해 6월 신세계 백화점 충청점에서 손님 테이블까지 음식을 배달하는 현장 테스트를 진행했죠. 상용화까지 3~5년 정도 걸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스타쉽과 마블, 우아한 형제들이 선보인 배달 로봇의 공통점은 자율주행 차량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는 사실입니다. 다만, 자율주행 차량 기술 기반의 배달 로봇만 있는 건 아니에요. 하늘을 나는 드론도 배달 로봇이 될 수 있죠. 2016년부터 프랑스 우체국에서 드론 배송 시범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아마존도 2.5kg 미만의 물품에 드론 배송을 도입할 예정이죠. 20197월 한국의 울산항에서도 드론으로 선박 용품을 배달하는 것을 시범 운영했습니다.

 

이 외에도, 사족 보행 배달 로봇 있는데요. 언슈퍼바이즈드(Unsupervised)에서 개발 중인 배달 로봇 아이다(Aida)’입니다. 평소에는 네 개의 발에 달린 바퀴로 이동하며, 계단 등 장애물을 발견하면 관절을 이용해 넘어가는 거죠. 단 사족 보행 배달 로봇은 자율주행 차량 기반 로봇과 드론에 비해 상용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예정입니다.




모든 기술 발전에는 장점과 단점이 존재합니다. 세상에 장점만 있는 기술은 없죠. 배달 로봇도 마찬가지로 단점과 한계가 있는데요. 첫 번째로 노동시장에 불어올 불가피한 변화입니다. 최근 배달 노동자가 격무에 시달린다는 뉴스가 자주 나오는데요. 배달 로봇의 등장으로 이러한 문제가 해결될 거라는 전망도 있죠. 하지만 결국에 배달 노동자는 자리를 모두 배달 로봇이 차지하면 노동 시장에 칼바람이 불어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배달 업계 종사자들에게 배달 로봇의 상용화는 무조건 환영할 일은 아닌 거죠. 노동자와 배달 로봇 도입 업체 간의 마찰이 예상되는데요. 배달 로봇의 대두와 함께 사회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두 번째로 이동 지역이 제한적입니다. 현재 상용화에 가까운 배달 로봇은 대부분 자율주행 차량 기반 로봇으로 바퀴로 주행하는데요. 바퀴는 높은 턱이나, 계단 등을 넘을 수 없죠. 아울러 주변 환경을 탐색하며 운행하는 배달 로봇의 특성상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는 원활한 주행이 어렵습니다.

 

세 번째는 도난과 파손입니다. 미국의 식품 제조 회사 펩시코(PepsiCo)는 배달 로봇 스낵봇(Snackbots)’을 선보였는데요. 2018년 미국 퍼시픽 대학 캠퍼스에서 시범 운행을 했죠. 펩시코가 스낵봇 시범 운행 지역으로 대학 캠퍼스를 정한 이유는 바로, 도난 위험이 적은 지역이라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불특정 다수를 거쳐야 하는 배달 로봇 특성상 외부 충격에 의한 파손에도 취약한데요. 누군가 고의적으로 로봇을 파손하거나, 길을 가로막을 경우 로봇이 스스로 대처할 만한 방법은 거의 없죠



네 번째는 창고 인프라의 부족입니다. 이동 지역이 제한적이고, 도난 위험이 높은 배달 로봇은 배달 거리의 한계가 명확한데요. 그렇기 때문에 상용화되려면 배달 로봇의 이동 반경에 맞춰 물품 창고가 건설되어야 하죠.




리서치 앤 마켓(Research And Markets)은 시장분석 보고서에서 배달 로봇 시장은 2023까지 연평균 21%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2018년 이후 배달 로봇의 연구 개발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데요. 한국에서도 5년 이내에 배달 로봇이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하죠. 2019년 포브스지는 “2019년 로봇 배달이 소매 시장을 점령하는 해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기도 했습니다. 세계적으로 배달 로봇 시장이 얼마나 기대가 큰 분야인지 알 수 있죠. 또 시카고 대학교 경영 대학원 교수 제임스 맥킨지(James McKinsey)<매킨지 보고서>에서 매년 배달되어야 하는 물품 수가 향후 10년 동안 250억 개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매킨지는 배달 로봇이 마지막 배달 과정의 약 8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죠.

 

배달 산업은 앞으로 꾸준히 성장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배달 로봇 연구와 개발, 상용화도 함께 이뤄질 테죠. 17867월 처음 냉면을 배달시켜 먹었던 조선의 양반들은 이런 세상을 상상이나 했을까요? 우리는 어쩌면 이미 상상 그 너머의 상상이 현실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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