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곁에 있어 무관심했던 손톱깎이
[DK PLAY/트렌드] 2020. 1. 10. 12:56


누구나 오래된 친구가 하나씩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 친구들은 보통 언제부터 친해졌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죠. 가끔은 너무 가까워서 신경 쓰지 못하는 일도 벌어집니다. 하지만 친한 친구는 인생에 없어선 안 되는 존재죠. 


우리 생활에 오래된 친구 같은 존재가 있는데요. 너무 친숙해서 오히려 더 모르는 물건, 바로 손톱깎이입니다.





손톱깎이가 처음 발명된 건 1896년이었습니다. 미국의 채플 카터(Chapel Carter)가 발명했죠. 그는 1905년 자신이 발명한 손톱깎이로 미국 특허청에서 특허를 받았는데요. 당시에는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못했습니다. 손톱깎이를 대중들이 사용하게 된 건 1947년 윌리엄 바세트(William Basset)이 창업한 트림(Trim) 사가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하면서부터였죠. 


우리나라에 손톱깎이가 소개된 건 한국전쟁 직후였습니다. 한국에 주둔한 미군 부대 매점에서 손톱깎이를 팔기 시작했죠. 당시에는 트림 사의 손톱깎이가 전부였습니다. 1960년부터 국내에서도 손톱깎이 제조를 시작했지만, 품질이 많이 떨어졌죠. 손톱을 깎는 게 아니라, 뜯어내는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트림 사와 더불어, 미국의 레브론, 베이트, 일본의 카이 등이 손톱깎이 시장에 뛰어들어 국산 제품이 설 자리는 없어 보였습니다. 


1990년대 세계 손톱깎이 시장에 변화가 찾아옵니다. 777, 벨공업 등 한국 손톱깎이 메이커들의 약진이었죠. 국산 손톱깎이의 약점이었던 내구성, 절삭력 등을 보완한 제품이 나오기 시작했는데요. 좋아진 품질과 함께 창의적인 마케팅도 국내 손톱깎이 제품의 약진에 한몫했죠. 


손톱깎이와 족집게, 버퍼 등 매니큐어 기구들을 세트로 구성해 팔기 시작한 마케팅이었습니다. 이 마케팅은 말 그대로 ‘신의 한 수’가 되었죠. 1990년대 국내 손톱깎이 브랜드들은 세계 시장 점유율 80%를 달성했습니다. 




1997년 손톱깎이와 관련된 유명한 일화가 탄생합니다. 당시 중국의 주룽지 부총리가 산업 시찰을 하면서 있었던 일이죠. 한국을 시찰하던 주룽지 부총리는 중국 정부 관계자와 언론을 향해 이렇게 말합니다. “외국제품은 이렇게 품질이 우수한데 우리는 왜 안 되는 겁니까?” 그의 손에는 한국 777사의 손톱깎이가 들려 있었죠. 


여기에 주룽지 부총리는 한 마디 더 덧붙입니다. “우리 중국 기업들도 한국의 쓰리세븐(777)처럼 명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 모습이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을 통해 방송되었는데요. 한국의 손톱깎이 품질 수준이 세계적으로 얼마나 인정받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일화였죠. 


품질 좋은 제품은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지지 않죠. 주룽지 부총리가 극찬한 777사의 제품도 처음엔 조악한 품질의 손톱깎이에 불과했습니다. 한국에서 손톱깎이를 최초로 개발한 사람들은 고 김형서, 김형규 형제였는데요. 한국 전쟁에서 군수물자로 사용된 드럼통을 재활용해 손톱깎이를 제조하기 시작했죠. 여러 합금이 사용된 다른 나라 손톱깎이보다 품질이 떨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주재료가 드럼통이었으니 말이죠. 



손톱깎이는 크기는 작지만 제 역할을 하려면 상당히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해야 합니다. 자주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몸통 부분이 수만 번의 동장에서 탄성을 잃지 않아야 하고요, 날도 오랫동안 닳지 않아야 하죠. 게다가 날과 날이 정확하게 물려야 하므로 단순한 재료와 공정만으로는 좋은 손톱깎이가 생산되지 않는데요. 손톱깎이 하나를 만들기 위해 30~40여 가지 공정을 거칩니다. 


아울러, 손톱깎이에는 철, 니켈, 주석 등 다양한 재료가 들어간 강철 합금이 들어가죠. 그리고 녹을 방지하기 위해 도금처리도 하는데요. 이 강철 합금 기술은 자동차나 항공기 부품을 제작할 때도 응용되기도 하는데요. 최근에는 스테인리스 스틸을 활용한 제품도 제작되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손톱깎이가 작다고 무시할 수 없겠죠. 드럼통에서 시작한 한국 손톱깎이는 이제, 세계 일류 상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난 2002년에는 한국 산업자원부가 선정한 세계 일류화 제품 중 하나로 손톱깎이가 선정되었죠. 여전히 한국의 손톱깎이 브랜드들은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손톱과 그 주변 부위는 바이러스나, 오염 물질에 많이 노출되는 부위입니다. 특히 요즘같이 독감이 유행하는 겨울철에는 신경 써서 관리해야 하죠. 한동안 유행했던 노로바이러스도 손톱 밑에 병균이 서식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는데요. 위생적인 손톱 관리는 곧,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인 거죠. 지금부터 위생적인 손톱깎이 사용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손톱을 정리할 때 손톱깎이 하나와 휴지 한 장만 준비하는 경우가 많죠. 손톱이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쉬운 곳입니다. 손톱깎이는 항상 그런 손톱을 정리하는 도구인데요. 당연히 손톱깎이에도 바이러스가 서식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손톱 정리 전에 손톱깎이를 알코올로 소독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죠. 또 조금 더 위생적인 손톱 정리를 원한다면, 화장 솜이나 요오드, 면봉 등으로 손톱 주변을 깨끗이 씻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손톱을 정리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유혹에 빠지곤 합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기왕 손톱 정리하는 거 최대한 짧고 예쁘게 정리하고 싶죠. 하지만 손톱을 너무 바짝 자르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손톱 아래 살이 예민해 상처 나기 쉽고, 손톱은 빈 공간을 메우며 자라는 특성이 있어 다음에 연한 살 안쪽으로 손톱이 파고들며 자랄 수도 있죠. 특히 손톱 안쪽 살은 연고 등 약을 바르기 어려워 상처가 곪기에 십상입니다. 그러니 욕심이 나더라도 마지막 1mm는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단 1mm를 남기는 위생 습관이 손톱 아래 연하디연한 살을 지켜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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