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생각하는 밀크런
[DK PLAY/트렌드] 2020. 1. 6. 12:38


지난 2015년 출간된 책 <거꾸로 생각하기>는 많은 경영자에게 전략적인 기업 운영 방식을 제시했습니다. 이 책의 요점은 효율성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기존의 사고방식을 재검토하면 창의적인 대안이 생긴다는 것이었는데요. 2010년 네덜란드 최고경영자로 선정된 프리츠 반 에르드는 이 책에 대해 “리더십의 본질에 대해 시원한 직구를 던지는 책”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죠. 


오늘 이야기할 밀크런은 거꾸로 생각하기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사고방식을 깨고 효율성과 비용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물류 운송 방식이죠.  




밀크런(Milk Run). 독특한 이름이 눈길을 끄는데요. 물류 운송 방식 중 하나죠. 과거 우유 회사가 매일 아침 축산 농가를 순회하면서 원유를 수집하는 방식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방식입니다. 


이 운송 방식의 이름이 밀크런인 이유를 알 것 같은데요. 물류 운송 방식으로서 밀크런은 거래처에서 구입처로 물류를 개별 발송하지 않고, 구입처에서 한 번에 필요한 물품을 직접 가져가는 방식을 말합니다. 특히, 여러 거래처의 부품을 조합해 완제품을 만드는 구입처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는 방식이죠. 



예를 들어, 핸드폰을 만드는 회사가 있습니다. 핸드폰에 들어가는 다양한 부품은 제조사가 모두 다르죠. 핸드폰 회사는 각 부품 업체에 필요한 물류를 주문하게 되는데요. 이때, 기존의 방식대로라면 각 거래처에서 개별적으로 부품을 발송하게 됩니다. 


밀크런은 바로 이 과정을 뒤집은 방식인데요. 각 거래처에 주문을 넣고, 구입처에서 직접 물류 운송 수단을 이용해 거래처마다 방문해 주문한 부품을 수거해 오는 것이죠. 이처럼 구입처가 직접 물류를 통합해 운송하는 방식이 바로, 밀크런입니다. 




밀크런의 장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정확성과 효율성이죠. 


우선, 정확성에 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거래처마다 개별적으로 운송을 하면 배송 날짜 등 운송 과정에 변수가 생길 우려가 있습니다. 10개의 거래처에서 부품을 보낸다고 생각하면 변수가 생길 확률도 올라가죠. 부품 하나가 예정된 일정보다 늦게 도착하게 되면, 부품 하나 때문에 모든 공정 일정을 조정해야 하는 일이 벌어지는데요. 구입처가 통합 운송을 하면 모든 부품이 같은 시간에 도착할 수 있게 됩니다. 그만큼 공정 일정 계획도 정확하게 세울 수 있게 되는 거죠. 



사실 밀크런의 가장 큰 장점은 효율성입니다. 운송 시간, 물류 관리, 비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효율성을 높여 주죠. 부품을 필요한 만큼만 가져올 수 있어 재고 등 물류 관리가 간편해지고, 운송 수단의 적재 효율도 높이는데요. 이로 인해서 물류 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운송 시간도 줄일 수 있죠. 쉽게 말해, 하나의 완제품을 만들기 위해 여러 번의 물류 운송을 거칠 필요가 없어지는 거죠. 




밀크런의 대표적인 예로 일본의 닛산 자동차를 들 수 있습니다. 닛산 자동차는 지난 2013년 한국에서 부품을 수입해갈 때 밀크런 방식을 처음 사용했죠. 한국에서 처음 시작한 이유는 간단한데요. 부산항이 동북아 중심 항만이고,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 상당수가 한국에서 수입되기 때문이죠. 


닛산 자동차는 밀크런 방식을 도입해 부품 조달 기간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기존에는 평균 4박 5일의 기간이 필요했지만, 밀크런 도입 후 2박 3일로 대폭 줄였죠. 물류 운송 효율이 높아지자 자연스럽게 한국에서 부품을 조달하는 일이 많아졌는데요. 2013년 밀크런 도입 이후 한국 부품 생산업체 수출 규모가 2,700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이베이코리아가 ‘스마일 배송’이란 이름으로 밀크런 물류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물류회사가 판매자에게 상품을 받아오는 배송 시스템을 구축한 것인데요. 판매자와 구매자가 상품을 직접 거래 하는 이커머스 플랫폼의 특성상 물류 운송은 비효율성은 운명처럼 받아들여져 왔죠. 상품 배송이 전적으로 판매자에게 달려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였으니까요. 


이베이코리아는 이 과정을 통합해 기존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고자 한 것입니다. 현재는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만 시범적으로 운영 중인데요. 앞으로 밀크런 방식이 잘 자리 잡는다면, 더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배송 문제로 다툴 일이 없어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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