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현실적인 클라우드 서비스, 멀티클라우드
[DK PLAY/트렌드] 2019. 12. 30. 13:37


클라우드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IT의 필수 요소다

 

이 말은 누구나 할 수 있고,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다. 그럼 정말 클라우드는 우리 환경에 깊숙이, 또 당연히 자리를 잡고 있을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아직 시장은 10%도 채 열리지 않았다는 것이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클라우드 기업들의 설명이다. 물론 그래서 그만큼 커다란 가능성을 안고 있다는 장밋빛 미래가 이야기되지만 그만큼 강력한 장벽이 있다는 의미로도 풀어볼 수 있다.

 

특히 기업의 모든 비즈니스 운영과 데이터 등 사실상 모든 경험과 자산, 데이터를 특정 기업에 맡겨두어야 하는 퍼블릭 클라우드는 기술을 넘어 심리적으로도 적잖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은행에 돈을 맡겨두는 것이 처음부터 모두에게 환영받는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돌아보면 그 불안감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보안과 안전을 위해 클라우드를 도입하지 않고 운영하기도 했고, 데이터센터와 미들웨어, 소프트웨어까지 직접 꾸리는 프라이빗 클라우드가 주목받기도 했다. 한때는 어떤 회사가 더 큰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갖추고, 그 안에 직접 개발한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을 잔뜩 올려 두고 잘 운영하느냐를 두고 IT 기술을 잘 이용하느냐를 가늠하기도 했다.

 

하지만 클라우드는 단순히 기존 데이터센터의 대체나 서버 호스팅의 역할과는 분명히 다른 의미를 갖는다. 또 다른 의미로 활용해야 하는 기술이다. 기업에게 중요한 것은 인프라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것에 대한 노하우를 갖는 것이 아니다.

 

기업들이 IT를 이용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비즈니스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필요한 서비스와 제품을 바로바로 공급해야 하는 기업 환경에서 IT 인프라 관리는 매우 버거운 일이다. 새로 필요한 소프트웨어 하나를 도입할 때도 데이터센터의 자원을 하나씩 직접 할당하고 테스트하고, 또 운영되는 중에도 끊임없이 오류가 생기지 않는지 신경을 곤두서야 한다.



무턱대고 등을 떠밀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네이버 등이 제공하는 퍼블릭 클라우드는 분명 훌륭한 기술을 갖고 있고, 지금 이 순간에도 가장 안전한 서비스임에 분명하지만 모든 서비스에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답은 아니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중간 단계가 필요하고 그 시도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거쳐 왔다. 자체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에 중요한 데이터를 담고,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서비스를 퍼블릭 클라우드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꽤 괜찮은미끼가 된 것 같다. 기업들은 클라우드의 강점을 이해하기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서비스가 돌아가기 시작하면서 클라우드에 불안했던 요소들도 개선되기 시작했다. 클라우드는 적어도 서버가 먹통이 되는 경우에 대한 부담은 없다. 물론 그 안에서 돌아가는 가상머신이 말썽을 부리는 경우는 있지만 대부분의 상황에서 클라우드는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적지 않은 상황에서 운영에 쏟아붓던 인력과 장비, 솔루션,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시간 등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는 것에 대해 공감이 생긴 것이다. 물론 클라우드를 쓸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도 알 수 있게 됐을 게다.




하지만 기업들의 클라우드 이전은 여전히 소극적이다. 퍼블릭 클라우드 기업들은 서로 앞 다투어다 알아서 해 주겠다고 하지만 여전히 장벽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도 기존 데이터센터에 있던 서버, 혹은 가상머신을 그대로 클라우드로 옮기는 경우가 많다. 만들어진 환경을 바꾸는 것은 굉장한 모험이고, 업무 환경을 바꾸어 놓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인프라 클라우드는 아주 소극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인프라 클라우드가 인기를 얻는 이유는 뭘까? 불안감 외에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바로 종속성 때문이다. 퍼블릭 클라우드를 믿지 못하는 것이다. 아마존 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을 비롯해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 등 클라우드 서비스들의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지금도 각 클라우드 서비스들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기도 하고, 이용 요금을 조정하기도 하면서 시장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어느 한 가지 클라우드 서비스에 정착하면 다른 서비스로 옮기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을 갖게 된다. 이른바락 인(Lock In)’이다. 락 인이 이뤄지는 핵심은 클라우드의 서비스들이다. 플랫폼 클라우드(Platform as a Service, PaaS)나 더 나아가 소프트웨어 클라우드(SaaS, Software as a Service)처럼 특정 클라우드에서만 쓸 수 있는 서비스에 데이터를 한 번 올렸다가 영영 벗어나지 못하게 되면 요금 체계를 비롯해 불리한 계약 조건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 걱정이 근거 없는 기우(杞憂)는 아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운영체제나 데이터베이스, 그룹웨어 등 한번 도입하면 바꾸기 어려운 분야에서 공급자들의 횡포에 시달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공급 업체들이 부당한 라이선스 계약 관계나 업그레이드, 이전, 유지보수 등에서 터무니없는 조건을 내 거는 경우는 지금도 흔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지갑을 열어야 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그래서 인프라 클라우드를 쓰는 이유 중 상당수는언제든 짐을 싸서 이사 갈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의 집과 이사에 비추어 볼 수 있다. 2년 단위로 계약하는 전세로 집에 들어가면서 언제든 이사를 가기 위해 이삿짐을 풀지 않고, 집의 공간과 환경을 이용하지 않는 것을 떠올리면 비슷하다. 전셋집은 클라우드, 이삿짐은 가상머신인 셈이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별개로 주목받는 개념이 바로 멀티 클라우드다. 말 그대로 여러 가지 클라우드를 섞어서 쓰는 것이다. 그런데 이 멀티 클라우드는 의외의 효과를 내면서 가장 현실적인 클라우드 도입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예를 들면 아마존 웹서비스의 인프라로 리거시 환경을 운영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의 IoT 허브로 사물인터넷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의 빅쿼리에 보관, 분석해서 다시 아마존 웹서비스에서 작동하는 서비스를 개선하는 식이다.




돌아보면 클라우드가 기존 데이터센터나 서버 호스팅과 다른 가장 큰 이유는서비스라는 점 때문이다. 인프라 클라우드는 그저 서버 운영만을 맡기는 것으로 클라우드의 모든 것을 대변할 수 없다. 꼭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사실 우리가 서버를 쓰는 이유는애플리케이션을 돌리고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다. 클라우드의 목적은 컴퓨터를 빌려 쓰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이용하는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기업들이 앞다투어 도입하고 싶어 하는 빅데이터나 인공지능 솔루션이 대표적인 예다. 장비를 도입하고, 프레임워크를 짜서 애플리케이션을 올리는 과정을 모두 직접 처리하면 도입해서 실제 운영까지 짧게는 한 분기, 길면 1년까지 걸릴 수 있다. 한시가 바쁜 기업 환경에서 3개월은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다. 안정적인 운영을 보장하기도 어렵고, 무엇보다 도입한 서비스가 비즈니스에 적합한지에 대해 도입 전에 모든 것을 판단하고 책임져야 한다. 하지만 그에 비해 인프라 구축과 솔루션 도입은 그 규모가 점점 더 커지고 그만큼 초기 비용이 올라가게 된다.

 

인프라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적어도 하드웨어 도입과 자원 확장에 대한 부담은 덜어낼 수 있다. 하지만 당장 필요한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다. 어쩔 수 없이 가상머신을 직접 만들고 서비스를 직접 개발해서 올려야 하는 상황도 있지만 그게 아니라 락 인을 피하기 위해서 모두 직접 구축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시간이라는 비용을 놓칠 수 있다. 개별 소프트웨어를 테스트하고 도입하고, 최적화하는 데에는 막대한 시간이 걸린다. 무엇보다 그 결과가 정답이 아니더라도 돌이킬 수 없고 다음 업그레이드 시점까지 묵묵히 몸을 맞춰야 한다.

 

이전에는 특정 플랫폼 클라우드와 소프트웨어 클라우드를 쓰기 위해서 해당 클라우드에 모든 것을 부어야 했지만 멀티 클라우드 시대가 열리면서 필요한 것들을 섞어서 각 기업에 맞는 환경을 만들 수 있게 됐다. 클라우드 서비스들도 이 수요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앞다투어 각 서비스 사이의 데이터 이전과 마이그레이션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복합적인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기술적 지원을 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실상 정도의 차이만이 있을 뿐 서로 할 수 있는 일은 비슷하기 때문이다. 도입하는 기업 입장에서 성능, 편의성, 가격 등의 조건이 맞는 서비스로 언제든 데이터만 가지고 넘어갈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면서 클라우드의 커다란 장벽이 해소될 수 있다.

 


또한 기업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인 보안과 안정성에 대한 요소들도 해결될 수 있다. 클라우드를 섞어서 쓰면서 자연스럽게 DR(Disaster Recovery) 환경이 갖춰진다. 아무리 급박한 상황이 벌어진다고 해도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센터가 동시에 먹통이 되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또한 각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들이 자체적으로 3~4중 백업을 해 두기 때문에 데이터가 완전히 소실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멀티 클라우드가 무턱대고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불신이나 안정성만으로 접근할 일은 아니다. 오히려 각 클라우드의 특성 중에서 스스로에게 가장 잘 맞는 것을 찾아서 블록을 맞추는 것처럼 최적의 조합을 찾아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언제든 데이터는 움직일 수 있다. 그 데이터가, 서비스가 어떤 옷을 입었을 때 생산성, 효율성이 가장 높아질 수 있는지에 대해 조금 더 부담을 줄여서 접근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클라우드는 쉬운 듯하면서도 어렵다. 기술도, 개념도, 마음가짐도 달라져야 한다. 하지만 답은 명확히 정해져 있다. 유연성을 통해 지금 필요한 컴퓨팅 서비스를 도입하고, 실수에 대해 언제든 부담 없이 돌이킬 수 있다는 것으로 더 많은 기회가 돌아온다는 것이다. 적어도 클라우드는 싸고 편리하기만 한 기술이 아니다. 멀티 클라우드는 그 답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는 기술이자 개념이다.

 

 

: IT 칼럼니스트 최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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