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 없는 거래, 언택트
[DK PLAY/트렌드] 2019. 11. 22. 15:21


언택트란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부정적인 의미의 어미 언(un)을 붙여 만든 신조어입니다. 우리말로는비대면 서비스정도 되죠. 말 그대로, 판매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지 않고 거래가 이뤄지는 서비스입니다. 언택트는 최근 기업과 소비자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데요.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는 자신의 책 <트랜드 코리아 2018>에서 올해 주목할만한 10대 소비 트랜드 중 하나로 언택트 마케팅을 꼽기도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기술이 등장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이제는 소비자들이 언택트 기술에 익숙해지고, 나아가 편안하게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
<
트랜드 코리아 2018, 김난도> 중에서

 

4차산업에서는 연결성이 강조됩니다. 다양한 사람이 시간, 장소, 국적에 상관없이 온라인을 통해 연결되죠. 심지어 한 사람이 수백 수천만 명과 인간관계를 맺기도 합니다. 온라인 인간관계의 비약적인 팽창은 현실의 인간관계를 제한하는 역할을 했어요. 직접 만나 생각이나 감정을 공유하는 일은 피곤한 일이 되었습니다. 지난 2017년 진행한 대학내일20대연구소조사에 따르면, 20대의 26.4%면대면 대화나 전화보다는 문자나 메신저를 통한 대화가 편하다고 답했습니다. 느슨한 인간관계에 적응한 결과죠.

 

이러한 경향은 소비 방식도 바꿨습니다. 온·오프라인 연계 플랫폼 시장인 O2O(Online to Offline)의 급격한 성장이 대표적인 사례죠. O2O는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물건을 주문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품을 받는 플랫폼인데요. 2016년 말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가 전국 4,59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1045.9%, 2061.6%, 3048.5%O2O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올해 O2O 시장 규모가 지난해 594조 원에서 올해 831조 원까지 커질 예정이며, 2020년에는 1,081조 원까지 성장하리라 전망하기도 했죠.

 

느슨한 인간관계에 적응한 사람들은 점점 불필요한 만남을 꺼리고 있어요. 2-30대 사이에서관태기라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죠. ‘관계권태기의 합성어로 온라인을 통해 팽창된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을 보여줍니다. 콜 포비아란 신조어도 있는데요. 문자나, 메신저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전화 통화 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는 의미죠. 이미 시대는 언택트에 적응을 마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언택트는 광범위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어요. 모바일 앱을 기반으로 한 비대면 서비스는 배달음식 주문, 택시 배차, 숙박 예약 등이죠. 또한, 무인 종합정보안내시스템인 키오스크(KIOSK) 기반의 비대면 서비스도 눈에 띕니다. 기계를 통해 주문부터 결제까지 가능한 키오스크는 패스트푸드점과 카페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사업주로서는 손님 응대에 필요한 인력을 줄일 수 있어,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주목받고 있기도 하죠. 기술이 아닌, 마케팅의 일환으로 언택트를 사용하는 기업도 생겼는데요. 화장품 편집 매장 이니스프리스는 혼자 볼게요바구니를 매장 앞에 비치했습니다. 이 바구니를 들면 직원이 찾아와 제품을 추천하거나, 설명하지 않죠. 20165개의 매장에서 시행한 혼자 볼게요바구니는 현재 소비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전국 400여 개 매장에서 시행 중입니다.

 

지금부터 실제 이용 사례를 알아보겠습니다.  



대학생 B 씨는 혼자 사는 여성입니다. 배달 음식을 시켜 먹을 때마다 불안했습니다. 집 문을 열어놓고 낯선 배달 기사와 결제하는 시간이 항상 두려웠죠. 요즘엔 그런 걱정을 덜었습니다. 배달 앱을 통해 미리 결제해 놓으면, 문밖으로 손만 내밀어 주문한 음식만 받으면 되니까요.



음식점을 운영 중인 C 씨는 최근 가게에 키오스크 기계를 들여놓았습니다. 혼자서 주문, 결제, 요리, 뒷정리까지 하기엔 어려움이 있었어요. 그렇다고 직원을 쓸 만큼 자금이 넉넉하지도 않았죠. 키오스크를 사용하니 요리와 정리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직장인 A 씨는 화장품 가게에 들어서기 무서웠습니다. 편하게 둘러보고 싶은데, 직원이 언제 어떻게 말을 걸어올지 모르기 때문이죠. 최근 그는 혼자 볼게요바구니를 들고 화장품 가게에 들어갑니다. 이 바구니 하나만 있으면, 혼자서 편하게 물건을 구경할 수 있어요. 더는 화장품 가게가 두렵지 않습니다.




언택트 문화의 확산이 모두에게 좋은 건 아닙니다. 특히 최신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사회적 소외 문제는 언택트 서비스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데요. 지난 2016년 칸 영화제에서는 언택트 시대에 소외당하는 노년층 이야기를 다룬 영화 <, 다니엘 블레이크>가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습니다. 언택트 문화로 인한 사회  취약계층 소외 현상은 이미 전세계적인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는 말이죠.

 

노동 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는데요. 인간이 해야 하는 일을 기술이 대신하면서, 노동자가 설 자리가 줄어들었어요. 서울메트로는 지난 2008년부터 지하철 역사 무인화를 통해 인력 감축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10여 년간 서울메트로는 역사 무인화 작업 및 인력감축 계획을 꾸준히 추진했지만, 노조의 반발에 부딪혀야 했죠. 노동자 입장에서 인력감축은 곧, 실업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20171월부터 20195월까지 언택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맹점 15곳의 결제 및 이용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언택트 주요 가맹점 매출이 201767억 원에서 20196월에는 359억 원으로 껑충 뛰어올랐어요. 또한 이 조사에서 눈에 띄는 결과 중 하나는 40대 소비자의 언택트 가맹점 이용 증가인데요. 지난 2년 사이 20대의 언택트 가맹점 이용률은 235%, 30대는 304% 늘어난 데 비해, 40대는 50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대면 서비스는 이제 더는 젊은 세대의 문화가 아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50대 이상 노년층의 소외가 언택트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고 있는 만큼, 앞으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적인 보완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아울러, 언택트는 최첨단 기술과 만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1610월 배달음식 주문 대행 서비스 업체 요기요는 국내 최초로 드론을 이용한 음식 배달에 성공했어요. 또한 지난 6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아마존 소비자 사업 부문 CEO 제프 윌크는 수개월 내에 드론 소포 배송을 상용화할 것이라고 발표했죠. 이 밖에도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최신 기술을 접목한 언택트 서비스가 꾸준히 상용화되고 있습니다.

 

언택트에 대한 이해와 활용이 점점 더 넓게 세대를 아우르고 있고, 최신 기술과 접목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내일은 또 어떤 언택트 서비스가 등장할까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언택트 서비스가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바꿔 놓을까요? 언택트 서비스 시장의 시계는 오늘도 빠르게 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