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가 예술 작품으로! 병뚜껑 예술가 손우태 작가
[DK PLAY/트렌드] 2019.10.29 10:22


오늘 D'blog에서는 쓰레기라 여겨졌던 병뚜껑을 예술 작품으로 만드는 철 아티스트, 손우태 작가님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기발하고 새로운 분야의 금속 공예인만큼, 손우태 작가님은 대한민국 1호 병뚜껑 아티스트라 할 수 있는데요. 이번 D'blog 인터뷰를 통해 정크 아트의 저변이 아직 넓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가는 손우태 작가님의 생생한 이야기를 함께 들어볼까요?


Q.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29살 병뚜껑 아티스트 손우태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Q. 병뚜껑 공예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예전부터 손재주가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학교 다닐 때 평택시 대표로 글라이더 날리기 대회에도 나간 적 있고, 미술시간에도 만들기 수업에 열정적으로 참여했거든요. 무언가를 만드는 것에 늘 흥미를 느끼기도 했구요. 그런데 7년 전쯤,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누가 페이스북에 병뚜껑으로 'LOVE'라는 글자를 만들어 올린 걸 다 같이 보게 된 거예요. 친구 한 명이 '우태야 너도 손재주 좋으니까 한번 만들어보라'고 했고, 반응이 반반으로 갈렸어요. 그때 제가 못 만들 거라고 말했던 친구들에게 오기가 생겨서 40분 정도 끙끙대면서 어렵게 LOVE 글자를 만들어 냈어요. 당시에 그게 굉장히 신기했던 경험이었고, 그 이후 심심할 때마다 아무 생각 없이 병뚜껑으로 LOVE 글자만 만들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LOVE 글자가 지겨워서 이제 다른 것들도 좀 만들어볼까? 하고 만들다 보니 병뚜껑 공예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햇수로는 지금까지 4년 정도 되었어요.



Q. 작업한 작품들이 다양한데,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처음에는 누군가가 만들었던 병뚜껑 아트를 따라 하기에 급급했어요. 그렇게 따라서 만들다 보니, 어느 순간 폰트를 바꾸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단어들의 폰트를 바꿔서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시간이 오래 걸릴 뿐이지 못 만드는 폰트 작품은 없어요. 이후에 나아가서 캐릭터 작품들도 만들었고요. 지금은 저만의 의미 있는 창작 작품이 필요하겠다 생각이 들어서, 국경일의 의미나 날짜를 어떻게 쉽게 알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조합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예를 들어, 광복절 작품을 보면 글자 받침 부분에 8.15 숫자를 넣어서 광복절 날짜를 알릴 수 있도록 했죠. 이렇게 글자 안에 단어나 숫자, 영어를 조합해서 창작 작품을 만들기도 하고, 최근에는 병뚜껑에 기계적인 요소를 조합하여 선풍기와 보조배터리도 만들어 보았습니다.



Q. 소요시간이 가장 길었던 작업물은 무엇일까요?

먼저, 손가락 모양의 작품 같은 경우, 비율을 맞추는 작업과 손 마디 하나하나를 구부리고 잘라 이어 붙이는 과정이 복잡해서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던 작품이에요. 토르 망치 작품 또한, 만드는데 3일 정도가 소요되었답니다. 평균 소요 시간은 작품에 따라 다른데, 간단한 구조라면 짧게 10분에서, 복잡한 구조의 경우 3일 정도 소요되는 것 같아요.




Q. 주변 지인들은 어떤 작품을 가장 좋아했나요?

저는 시즌에 맞는 핫한 키워드를 소재로 작품을 제작하는데요. 특히, 식목일(4/5)이나, 발렌타인데이(2/14) 등 기념일 소재로 만든 작품들을 주변에서 좋아해 주셨어요. 의미도 있고 숫자와 글자를 조합하는 아이디어에 대해서 참신하다고 말씀들을 해 주시더라고요.



Q.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했던 작품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손가락, 선풍기, 국경일 작품들이요.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했지만, 그만큼 정성이 많이 들어갔기 때문이에요. 3.1절 작품의 경우, 100주년을 맞아 100주년 폰트가 함께 삽입이 되었고요. 광복절 작품은 빛 광자에 태극무늬와 건곤감리를 함께 나타내었어요. 이렇게 단순 글자가 아닌 의미가 부여된 작품들에 큰 애착이 가요.



Q. 재료인 병뚜껑은 어디서 얻으시나요?

대학생 때는 자급자족으로 제가 마셨던 병의 병뚜껑을 활용하였는데요. 병뚜껑이 한없이 모자라더라고요. 제가 주량이 2병인데, 매일 술을 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요. 😊 작업량이 점점 늘어 감에 따라 병뚜껑이 점점 더 많이 필요 해져서 결국, SNS에 술집이나 음식점 하시는 분들에게 병뚜껑을 보내어 달라고 SOS를 요청했습니다. 병뚜껑을 보내어 주시면 상호를 만들어 사례도 해드리겠다는 약속과 함께요. 그 글을 올리고 일주일 동안 병뚜껑을 보내어 준다는 메시지가 무려 3,000개나 왔습니다. 정말 깜짝 놀랐어요. 지금은 정기적으로 몇 천 개씩 보내주는 곳이 있어서 다행히 재료에 대한 큰 걱정 없이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작업 공간에는 병뚜껑이 2만여 개 정도 쌓여 있는 상태입니다.



Q. 지금까지 사용한 병뚜껑은 대략 몇 개정도 될까요?

연습용으로 소모되거나 작업하며 실패했던 병뚜껑 등 어림잡아도 만 개는 넘을 것 같아요. 병뚜껑 아트를 주변에 널리 알리려고 지인분들이나 SNS의 팬분들께 선물을 많이 드렸거든요. 자체적으로 성함을 적어 드리는 이벤트도 진행했었고요. 작품이 150개 정도 되는데 선물한 거는 그 이상으로, 셀 수가 없죠!



Q. 작품의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멍 때릴 때 아이디어를 얻어요! 대중교통 이용할 때나 무언가를 기다릴 때 생각이 많이 나는 편이죠. 시즌을 반영해 늘 다음 작품으로 무엇을 만들지 구상해요. 예를 들어 수능이 곧 다가오니 수능에 관련된 작품을 생각해 놓는다거나.. 아! 주변을 잘 살펴보는 습관도 생겼어요! 카메라를 보면 ‘카메라는 만들 수 있을까?’, ‘특정 사물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하죠. 모든 보이는 것들이 영감이 돼요. 최근에는 아무도 도전하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창작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요. 소재가 부족해서 창작활동이 끊기지 않게 하기 위해 미리 20개 정도 소재를 미리 정해 놓고, 아이디어가 떨어지기 전에 계속 아이디어를 발굴해서 메모장에 써 놓는 편이에요.



Q. 금속공예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견고함과 형태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 매력이에요. 금속은 만들어 놓으면 그 형태를 유지하잖아요? 재질 자체가 만들어 놓으면 변치 않는다는 점이 제가 추구하는 예술의 가치관과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아요.



Q. 작가로 활동하면서 힘들거나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병뚜껑 아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굉장히 힘들었어요. 외국에서는 이런 예술들을 정크 아트라고 하는데 한국은 정크 아트라는 개념도 생소하잖아요? 작업을 시작하고 5달 정도 됐을 때 작품을 사고 싶다는 연락이 온 적이 있어요. 사실 좋아서 시작한 일이라 팔 생각이 없는데, 그래도 제 작품의 가치가 궁금해서 사신다는 분께 얼마(가격)를 생각했는지 여쭤봤어요. 해당 작품은 6시간을 공을 들여 만든 작품인데 5,000원을 생각하시더라고요. 그 금액을 듣는 순간, 아직 갈 길이 멀었다고 생각했어요. 작품이 작고 소재가 쓰레기니깐 얼마 안 한다고 생각하나 봐요. 그래도 한없이 부정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작업이니까, 더 열심히 해서 5,000원이라는 가격을 내 스스로 올려보자는 다짐을 그날 이후 하게 되었어요.



Q. 어떤 작업을 할 때 행복하신가요?

제가 생각해서 디자인하고 구상한 작품은 만들 때도 행복해요. 마지막에 제가 예상하였던 대로 완성이 되었을 때 스스로도 보고 감탄하거든요. ‘와 이걸 내가 어떻게 만들었지?’ 그럴 때 정말 희열을 느껴요. 제가 한번 작업을 하면 8시간이고 10시간이고 잠자고 먹는 시간만을 제외하면 작품에만 열중하거든요! 그렇게 모든 것을 쏟아서 작업을 하면, 작품들이 보통 하루 원테이크로 끝나요. 제가 이 작업을 얼마나 좋아하고 또, 몰입하는지 아시겠죠?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병뚜껑 아트를 널리 알리는데 앞장서고 싶어요. 워낙 생소한 분야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인지도가 많이 부족하거든요. 그리고 여전히 병뚜껑 예술이라고 하면 ‘쓰레기로 뭘 하냐’라는 인식이 남아 있어요. 이런 ‘쓰레기로 하는 장난’이라는 인식에서 ‘리사이클링 아트’라는 인식 변화 또한, 꾀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기업 초청 등의 행사 전시 경험만 있거든요. 그래서 저만의 개인전을 열어 보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어요. 앞으로 더 좋은 작품들을 만들어서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저만의 특별한 개인전을 열어 보고 싶습니다!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한 '병뚜껑 아트' 그래서 전시해 놓을 액자도, 포장도 아무것도 규격화된 것이 없어, 손우태 작가님 혼자서 모든 것을 고민하고 발로 뛰어 일궈내고 있다고 하는데요. 힘들긴 해도 응원해주고 작품을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 동기부여가 된다고 합니다. 


쓰레기도 멋진 아트가 된다는 것을 자신의 작품으로 보여주고 있는 손우태 작가님! 앞으로의 모습도 기대하며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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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뚜껑아티스트 손우태 2019.10.30 19:24 ADDR 수정/삭제 답글

    즐거운 시간이였습니다!!
    앞으로도 변함없는 아티스트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