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을 위한 발명품, 금속활자
[DK PLAY/트렌드] 2019.10.08 15:49


2019년 10월 9일은 573돌 한글날입니다. 한글은 과학적이고 체계적이라는 평을 받으며, 세계에서 가장 배우기 쉬운 글자로 알려져 있는데요. 한글의 의의는 한글이 등장하면서 일부 계층이 독점하고 있던 지식의 채널에 신분의 격차없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한글처럼 모두가 지식을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든 발명품이 있습니다. 바로 금속 활자입니다. 한글의 등장으로 문화가 크게 발전한 것처럼, 금속활자 인쇄기술을 통해 인류 문명이 크게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금속활자를 통해 인쇄술이 발명되어, 책을 대량으로 보급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제 더이상 지식은 상류층의 특권이 아닌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것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한글과 금속활자는 지식이 일부 계층에 독점되는 것을 막고 대중에 전파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역사에 큰 영향을 끼친 금속활자의 등장! 오늘은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로 꼽히는 인쇄와 금속활자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인쇄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문서를 손으로 일일이 옮겨 적는 필사를 통해 책을 펴내야 했습니다. 하지만 작업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실수로 내용을 잘못 옮겨 적는 경우도 있어 지식을 오래 보존하고 널리 전파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본격적인 인쇄술은 목판 인쇄술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목판 인쇄술은 나무판에 글씨나 그림을 새기고 잉크를 묻혀 종이에 찍어내는 기술입니다. 목판 인쇄가 정확히 언제 시작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본은 751년 우리나라에서 제작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입니다. 목판 인쇄술은 한 번 판각을 제작하면 종이에 여러 번 찍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한 글자라도 잘못 만들면 목판 전체를 처음부터 다시 제작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목판 인쇄술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 바로 활판 인쇄술입니다. 활판 인쇄술은 금속으로 만든 활자를 조합해 문서를 제작하여 종이에 찍어내는 방식인데요. 필요한 금속활자들을 모아 판을 만들고, 사용한 뒤에 판을 분리해 모아둡니다. 그리고 다른 판을 찍을 때 다시 필요한 활자들을 모아 제작했기 때문에 일일이 필요한 글자를 파내는 목판 인쇄술보다 훨씬 간편했습니다. 목판 인쇄가 한 가지 책을 대량으로 인쇄하기에 좋았다면, 활판 인쇄는 여러 책을 소량으로 인쇄하기에 효율적이었습니다.


금속 활자로 인쇄한 최초의 책은 기록만 남아 있고 전해지지는 않습니다.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 활자 인쇄본은 우리나라의 '직지심체요절'입니다. 불교 서적인 직지심체요절은 1377년 고려 후기에 제작되었고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죠. 현재는 프랑스 국립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인쇄술을 실용화, 대중화시킨 것은 독일의 요하네스 구텐베르크입니다. 그는 금속활자를 발명하고, 올리브유나 포도주를 만들 때 사용하던 압착기를 개조해 압착 인쇄기를 발명했습니다. 구텐베르크는 이 금속활자 인쇄기술을 통해 '42행 성서'를 제작했는데요. 우리나라보다 78년 늦은 1455년에 제작됐지만 사회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그 당시 필사본 성경 한 질은 집 10채와 맞먹었기에 수도원이나 교회만 성경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성경을 독점한 교회는 자기들의 방식대로 교리를 해석했죠. 하지만 구텐베르크의 인쇄술로 성경이 대량 인쇄되었고 모든 사람들이 성경을 읽을 수 있게 됩니다. 구텐베르크 이전에는 성경 필사본을 만드는데 약 2~3개월이 걸렸지만, 구텐베르크의 인쇄기술을 사용하면 일주일 안에 성경을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구텐베르크의 활자 기술과 인쇄 기술이 전 유럽에 전파되면서 인쇄술은 급속히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1450년부터 50년 동안 유럽에 2천만 권이 넘는 책이 인쇄되었는데요. 이는 그 이전 1000년 동안 출판된 책보다 많은 양이라고 합니다.



또한 인쇄술은 종교개혁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마틴 루터가 교회의 면죄부 판매에 반발하여 작성한 '95개조 반박문'이 인쇄, 배포되었고, 종교 개혁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구텐베르크의 인쇄기술로 인해 95개조 반박문은 무려 2주 만에 전 유럽에 퍼졌습니다.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은 지식, 정보의 혁명을 불러일으키고 종교개혁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점에서 인류사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활판인쇄는 손으로 일일이 틀을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종이 위에 잉크를 칠하는 방식인 오프셋 인쇄기술이 1980년대에 도입되면서 활판인쇄는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는 원리를 이용해 만든 석판인쇄를 사용합니다. 활판인쇄보다 비용도 저렴해 현재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인쇄기입니다.


그리고 입체 도형을 찍어내는 3D 프린터까지 등장했습니다. 3D 프린터는 소재를 한 층씩 쌓는 방식으로 제작됩니다. 하지만 아직은 상용화 되기에 가격이 비싸고 제작 속도가 느리다는 면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부분입니다. 



오늘은 우리의 역사를 크게 바꾼 인쇄와 금속활자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인쇄와 금속활자로 인해 지식이 빠르게 전파되고 공유되면서 우리의 일상에 큰 영향을 끼쳤는데요. 앞으로는 어떤 인쇄기술이 등장하여 새로운 지식 혁명이 이루어지게 될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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