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베이어 벨트와 물류혁명
[DK PLAY/트렌드] 2019. 6. 24. 17:58


컨베이어 벨트, 인류가 만들어 낸 것 중에서 가장 혁신적인 발명품 중의 하나다. 기원전 250년 아르키메데스의 스크류 펌프로 물을 퍼 올리는 용도로 시작되어, 15세기 농업 부문과 광산업에서 물체를 운반하는 용도로, 18세기경에는 산업혁명의 밑거름이 되었다. 20세기 들어서는 포드자동차의 생산라인으로 이어지고, 지금은 물류 혁명의 핵심 역할로 자리매김했다.

 

컨베이어 벨트와 로봇이 하는 작업에 인공지능(AI)까지 가세한 스마트공장이 일반적인 제조업의 형태로 진화해가고 있다. 컨베이어 벨트가 이뤄낸 물류 혁명, 근본적으로 철이 있어 가능했다. 초기의 컨베이어 벨트는 가죽과 고무를 이용하여 만들어졌다. 오래 전 인간이 철을 이용하면서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였으며, 이제 그 용도는 업종을 가리지 않는다.




컨베이어 벨트는 제조업 발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독일, 프랑스,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이들 나라는 컨베이어 벨트를 바탕으로 발전을 이루고, 제조업 강국이 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컴퓨터·인터넷·자동차·항공우주·군수·무기·물류시스템 등 세상에 거의 첫 선을 보인 것들의 대부분을 미국이 만들었으며, 세계 최강대국의 반열에 올랐다. 영국은 18세기 산업혁명의 원조로 직조기계·증기기관·조선해양 등 제조업을 바탕으로 100년 이상 *팍스 브리태니카를 구가했다. 중국의 경우 전 세계 사람들이 쓰는 물건의 1/4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세계 최강대국의 지위를 넘보고 있다. 일본과 독일은 1900년대 초부터 각종 무기·철도·항공·조선·전자산업에 공을 들이면서 우주·전자·기계·화학 등 전 산업 분야에 걸쳐 세계 최고의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팍스 브리태니카(Pax Britannica) : ‘영국에 의한 평화’, 영 제국이 강력한 해상 장악권을 구가하여 유럽이 상대적으로 평화로웠던 시기(1815~1914)


프랑스는 현실 세계를 가상공간에 구현해 최적화를 찾아내는 디지털 트윈이란 개념을 도입했다. 지금도 패션·항공·고속·철도·군수·핵에너지·로봇 등 제조 분야의 절대강자로 남아있다. 아세안 10개국 중에서 인구 27000만 명인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최대의 영토와 자원 그리고 소비시장을 가지고 있는 항공기부터 가구의류신발까지 제조업이 활발한 나라다.

 

베트남은 전 세계 해외투자자금의 1/5을 빨아들이는 제조업을 나라발전의 근간으로 삼아 원자재 조달 및 생산물류소비·수출 등 전방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美國-中國 간 무역전쟁의 가장 혜택받을 나라로 손꼽힌다. 중국에 투자한 외국투자법인들과 세컨드리 보이콧을 의식한 글로벌 기업, 중국 본토에 투자한 대만·홍콩·마카오 투자법인들도 베트남 등 아세안 지역으로의 이동이 가시화되고 있다.




제조업의 성장동력인 컨베이어 벨트는 물류와도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이다. 원자재나 부자재가 생산 현장에 투입되어 공장에서 완제품을 생산 및 출하하고, 이것을 최종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수송·하역·포장·보관 등 물류의 전 과정에 있어서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은 거의 필수이기 때문이다.


물적유통(物的流通)의 줄임말인 물류는 상품과 서비스의 효과적인 흐름을 의미한다. 물류라는 개념은 군사 과학의 한 분야인 병참술(Logistics), 즉 후방지원(後方支援)에서 비롯됐다. 말 그대로 전시에 물자를 적재적소에 이동∙배치해 에너지를 덜 낭비하고 전투를 효율적으로 수행할지 연구하던 것이 오늘날 물류 학으로 발전한 것이다. 군사활동 과정에서 생긴 노하우물류라는 이름으로 기업활동에 도입된 것이다.


물류·유통·로지스틱스라는 용어로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물류는 포장·하역·운송·보관 등과 같은 활동을 포함한 물품 이동의 전체를 최적화하는 것이다. ‘유통은 생산과 소비를 연결하기 위한 기능을 일컫는다. ‘로지스틱스는 재고계획배송계획·구매·조달·물류센터·정보를 바탕으로 한 고객서비스와 경영 전체를 의미하며, 물류와 유통을 함께 묶은 것이 로지스틱스.


물류는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한다. 1자 물류(1PL)는 제조업체 스스로 물류를 수행하는 경우이다. 대부분 중소기업이 여기에 해당한다. 2자 물류(2PL)는 제조업체에서 물류 행위를 위해 세운 자회사를 통해서 하는 경우이며, 우리나라 기업은 대부분이 여기에 속한다. 3자 물류(3PL)는 제조업체와 연관이 없는 물류회사를 통해 물류를 수행하는 경우이다. 대부분 대기업은 3PL을 표방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모회사 물량 위주로 운영하게 된다. 4자 물류(4PL)3자 물류에서 더 나아가 위탁받은 회사의 물류 시스템을 개선하는 역할까지 하면 4PL이라고 한다. 현재는 3PL 회사가 대부분 이런 역할을 담당한다.




4차산업 혁명 시대를 맞아 물류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단순히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유통 분야, 즉 판매 물류가 전부라는 고전적 개념에서 벗어나 조달·생산·회수를 물류 산업의 핵심 과제로 보고 있다. 디지털 물류 플랫폼을 비롯한 데이터 기반의 4차산업 혁명 핵심기술인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스마트창고, 인공지능, 로봇 기반 물류가 새로운 비즈니스로 등장하고 있다.


4차산업 혁명은 유통혁명으로부터 시작되었다. DHL과 새벽 배송으로 유명한 아마존이 2005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예상 주문량을 미리 물류센터로 발송하는 것이 발단이었다. 지금은 전 세계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가 2,000억 달러로 급성장했다. 우리나라도 전자상거래가 폭발적으로 성장하였다. 의류·가정용품에서 유기농 채소·고기·횟감까지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7시간 이내 아침 배송으로까지 이어지면서 1조 원대 시장으로 커졌다.



인류는 혁명 과정을 통해 문명을 발전시켜왔다. 사냥과 채집의 원시생활에서 정착을 가능케 했던 기원전 7000년 농업혁명, 15세기 미지의 세계를 향한 항해 혁명, 자본의 축적을 통한 부와 권력을 향한 16세기 상업혁명, 18세기 기술의 진보를 가져온 산업혁명, 20세기 금융혁명, 그리고 21세기 정보혁명과 유통혁명으로 이어지고 있다. 컨베이어 벨트로 시작된 제조업과 물류 혁명은 진화 과정에 있으며 물류 기반의 유통 강자가 산업의 최종 승자로 남을 것이다. 비즈니스는 돈이며, 돈은 돌고 돈다는 의미가 있고, 그것은 곧 유통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진정한 부자는 많이 쌓아둔(Stocks) 사람이 아니고, 부의 흐름(Flows)을 잘 통제하는 사람이다. 멈춤 없는 컨베이어 벨트, 제조업과 물류 혁명의 바로미터다.   

 

: 최 근 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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