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이 만든 마천루 경쟁
[DK BRAND/철이야기] 2019.06.04 13:10


고층빌딩은 도심의 얼굴이다. 고층빌딩을 마천루(skyscraper)로 부르기 시작한 것은 스크래치(scratch)에서 비롯됐다. ‘높은 건물들이 구름에 상처를 낼 것 같다’는 의미이다. 빌딩은 부의 상징이자 인간의 욕망을 대변하는 건축물이다. 고층빌딩의 높이는 깃대나 안테나를 제외한 구조물 최고층의 보도(인도)를 기준으로 측정한다.



마천루가 시작된 것은 미국 시카고와 뉴욕이다. 고층 빌딩은 철강재를 건축물에 적용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철강기술의 발전은 초고층의 경쟁을 촉발했다. 세계 최초의 고층빌딩으로 불리는 건물은 1885년 시카고에 세워진 10층짜리 ‘홈인슈어빌딩’이다. ‘홈인슈어빌딩’은 철골 구조를 처음 적용했다.

 

석재는 건물의 하중을 벽에 의존했지만, 철강재는 기둥 하부만으로 견딜 수 있었다. 철강재를 쓰면 높은 빌딩의 건축이 가능해진 것이다. 사람이 살 수 있는 고층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철강재와 같은 금속 지주와 엘리베이터, 철근콘크리트 등의 기술이 접목되어야 한다. 먹고, 자고,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하늘 높이 짓기 위해 건축가들은 종합적인 기술을 터득하면서 ‘더 높이’를 외치며 하늘 높이 건물을 세웠다.



시카고의 ‘오디토리엄빌딩’(81.99m)이 세워지자 단번에 세계 최고층임을 자랑했지만 등장한 지 1년 뒤에 뉴욕 ‘월드빌딩’(94.18m)이 들어서면서 최고층의 왕좌를 내주었다. 그 외의 고만고만한 고층빌딩들은 뉴욕과 시카고에 속속 들어섰다.

 

이즈음에 시카고는 건물 높이를 제한했다. 도시 전체가 화재로 쑥밭이 된 상황에서 무분별하게 들어서는 고층 빌딩을 규제한 것이다. 뉴욕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상당 기간 고층 빌딩 붐이 일었다. ‘울워스빌딩’(241.4m), ‘크라이슬러빌딩’(1930. 318.8m),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102. 381m) 등이 경쟁적으로 들어섰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은 비행기가 들이받았어도 끄떡없었던 빌딩이다.

 

아시아에서는 1930년대에 상하이와 홍콩, 상파울루 등에서 고층 건물이 들어섰다. 유럽과 호주 등에서는 20세기 중반에 고층 건물이 들어섰다. 1970년에는 고층 건물의 경연이 본격화됐다. 1972년 세계무역센터 북쪽 건물이 등장했고, 2년 뒤에는 1974년 시카고 ‘시어스타워’(Sears Tower. 441.96m, 현재는 윌리스타워로 변경)가 들어섰다. 이 건물 옥상에서 내려다본 시카고의 야경은 불야성이었다.

 

1994년도에 필자는 시어스타워 옥상에서 시카고의 야경을 보면서 계획도시의 진수를 느꼈다. 마치 열병식 하듯 줄지어 뻗어 있는 가로수와 빌딩의 불빛은 환상적이었다. 그리고 그 곳곳에는 무진장한 철강재가 건축물과 시카고를 유지하는 곳곳의 인프라 시설에서 넉넉하게 사용되고 있었다.



아시아의 고층 빌딩은 1998년에 완공된 쿠알라룸푸르의 ‘페트로나스타워’이다. 5년 후 대만에는 높이가 509.32m나 되는 ‘타이베이 101빌딩’이 들어섰다. 잠시 세계 최고층 건물에 등극했지만 2009년에 높이 800m(150)의 ‘부르즈 할리파 빌딩’이 등장하여 초고층 순위가 바뀌었다. 이 빌딩은 삼성물산이 시공했으며, 공사비는 무려 12억 달러(한화:1 3908억원)가 투입됐다.


2018년 기준으로 세계 최고층 빌딩은 1위 ‘부르즈 할리파’(두바이.828m), 2위 ‘상하이 타워’(상하이. 632m), 3위 ‘메카 로열 클락 타워’(메카. 601m). 4위 ‘핑안 파이낸스센터’(심천. 599.1m), 5위 ‘롯데월드타워’(서울. 554.5m)의 순이다.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는 2018년도에 전 세계에서 200미터 이상의 초고층 건물이 모두 143개나 건설됐다고 밝혔다. 해마다 세계의 초고층 빌딩은 증가하고 있다. 2013년에는 73개의 초고층 건물이 건설되었고, 2014 104, 2015 115, 2016 130, 2017 147개를 기록하고 있다.



그 중에서 중국 심천은 한 해에 14개의 마천루를 완공했다. 두바이도 한 해에 10개의 마천루를 지었다. 중국 베이징과 미국 뉴욕은 2017년도에 각각 8개의 초고층 건물을 지었다고 한다.



국내 초고층 빌딩은 1위 ‘롯데월드타워’를 비롯해서 인천 ‘동북아무역타워’(313m. 68), 부산의 ‘위브 더 제니스 타워 101(301m. 80), ‘해운대 아이파크2(292m, 72) 등이 초고층 빌딩들이다.

 

현대차그룹은 105층 규모의 ‘글로벌 비즈니스센터’를 지을 예정이라고 한다. 동국제강의 본사 빌딩인 ‘페럼타워’는 동국제강에서 생산하는 철강재로 내 외부를 구성하여 철강기업의 이미지를 극대화했다. 이렇게 철강재는 철의 가치를 극대화하면서 지구촌을 마천루 경쟁 시대로 이끌고 있다.

 

글 : 김 종 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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