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프오르간 '강철을 이용해 음악을 만들다'
[DK PLAY/트렌드] 2019.05.10 15:49


1777 10 17, 스물한 살의 모차르트는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제 눈과 귀 안에서 오르간은 영원히 모든 악기의 제왕일 것입니다."


천재의 이 말은 결국 파이프오르간의 영원한 별명이 되는데요. 서양 중세의 종교 음악부터 근대의 낭만주의 음악까지 폭넓게 담아내며 진화해온 파이프오르간은 다른 악기보다는 무겁고, 왠지 근엄하게까지 느껴집니다. 오늘은 화려한 디자인과 1,500개 이상의 강철 파이프로 시선을 압도하는 아름다운 선율의 주인공 파이프오르간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파이프오르간은 오르간의 하나로서, 여러 길이의 관을 음계적으로 배열하고, 이에 바람을 보내어 소리를 내는 건반 악기인데요. 거대한 크기만큼 기나긴 역사를 자랑합니다. 기원전 3세기에 그리스 알렉산드리아에서는 수력에 의해 공기를 빨아들여 손으로 개폐시키는 방법으로 소리를 내는 물 오르간(Hydraulis)을 처음으로 만들어내는데요. 바람을 일으켜 파이프 소리를 내는 이 악기는 진정한 의미에서 오르간 역사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이후 13세기에서 15세기에는 오르간 제작에 있어 여러 가지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중세 시대에 교회로 수용되면서, 유럽의 성당이나 교회 벽면에서 많이 볼 수 있게 되었는데요. 위엄 있는 모습에 걸맞은 웅장한 울림으로 청중들과 다른 악기들을 압도하며 교회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유일한 악기가 되었죠. 반음계를 갖춘 건반들이 늘어났고 파이프의 수가 많아지면서 파이프를 배열하는 방법도 체계화되었으며 오르간의 음색도 다양화되었습니다!



파이프오르간 문화는 유럽 전역으로 널리 퍼졌고 지역마다 나름의 특색을 갖는 오르간이 제작되었는데요. 이탈리아에서는 부드럽고 여성스러운 음색을, 스페인에서는 실험적인 음색, 화려한 외관을 추구했죠.


17~18세기에는 파이프오르간 문화의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건축학적으로, 음악적으로, 예술적으로 많은 발전이 이루어졌습니다. 유럽 전역에 수많은 오르간이 건축되며 오르간 음악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었습니다. 이렇게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진 악기인 파이프 오르간에 대한 수요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존재하는데요. 다양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설치되는 장소와 건물 그리고 홀의 성격에 따라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고도의 기술을 동원해 다양하고 독창적인 모습으로 제작되고 있습니다.



악기의 제왕파이프오르간은 여러 개 선율을 동시에 연주할 수 있는 다양한 음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보통 1500개 이상의 개별 파이프가 있고 소리의 배합에 따라 여느 오케스트라적인 특성인 다이내믹함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어 오르간의 구조 자체는 사람을 많이 닮아있다고 하는데요.


이를테면 파이프오르간은 사람의 심장인 모터가 있고, 사람의 폐처럼 바람 상자가 있습니다. 또 사람의 힘줄이나 핏줄처럼 나무로 만든 셀 수 없이 많은 줄이 파이프에서 건반까지 연결되어 있죠. 그래서 연주자가 건반을 치면 나무 줄을 통해 소리 구멍을 막고 있는 판막이 열리고 바람이 들어가면 소리가 나는 것입니다.



연주대는 파이프오르간의 기술적인 핵심 부분으로써 손건반과 발건반 및 음색 선택 장치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스톱은 음색과 음높이를 결정하는 단추라고 할 수 있는데요. 스톱 장치를 통해 건반마다 서로 다른 음색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파이프오르간이 갖는 큰 장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죠. 건반 옆이나 위에 위치하여, 연주자가 밀고 당기며 범위를 조절합니다. 파이프 수가 많아질수록 스톱의 수도 늘어나는데요. 가정용 오르간의 스톱은 3~5개 정도이고, 연주용 오르간의 스톱은 60개 이상이라고 합니다.



오르간은 발로 선율을 연주하는 유일한 악기인데요. 발건반은 보통 베이스 음역을 담당하며 양발의 앞뒤를 모두 사용하면 동시에 네 음까지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음의 강약을 조절하고 싶다면? 스웰 박스로 조절해주면 되는데요. 스웰 박스가 닫히면 소리가 작아지고, 열리면 커지는 원리를 가지고 있죠. 큰 강약은 스톱으로, 섬세한 뉘앙스 표현은 스웰 박스로 합니다.



송풍기는 전동기를 이용하여 바람을 만들어 보내는 장치인데요. 과거에는 사람이 직접 바람을 만들어 냈으나 지금은 전동기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바람 상자는 파이프들이 서 있는 바로 밑 부분에 설치되어 공기를 모아두는 곳인데요. 건반을 누르면 상자 안의 공기 조절판이 내려오면서 그 음에 해당하는 파이프 공간으로 바람이 통과하여 울리게 됩니다.



파이프오르간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파이프는 각기 다른 파이프의 길이, 크기, 처리법에 따라 음색이 달라집니다. 파이프는 그 길이가 짧으면 음정이 높아지고, 길면 반대로 낮아지는데요. 가장 긴 파이프의 길이는 대략 10m이며 16㎐의 음을 냅니다.


파이프의 종류는 크게 소리 나는 방법에 따라 순관설관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순관(flue pipe)은 파이프에 공기가 들어가 울리는 원리로, 한 오르간의 파이프 중 85% 이상이 순관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설관(reed pipe)은 오보에처럼 리드의 떨림을 통해 음색을 만드는 것으로 금속판의 떨림이 파이프 안의 공명통으로 전달되어 소리가 납니다.



파이프는 오르간 전면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오르간 케이스 안쪽에는 정말 수많은 파이프가 숨어있는데요. 그만큼 설치 못지않게 정기적인 관리가 굉장히 중요하죠. 15~20년 단위로 전체 파이프를 해체해 먼지를 없애는 청소를 해야 하고, 바람 상자 가죽 수명은 보통 20년으로, 이 기간이 지나면 찢어지기 쉬워 교체가 필수적입니다! 또 온도나 습기에 의해 오르간실 목재가 썩거나 곰팡이가 발생하므로 잘 살펴보고 교체나 수리를 해야 합니다.


묵직한 파이프의 무게를 견디며 천상의 화음 소리로 깊은 감동을 주는 파이프오르간. 악기 하나로 오케스트라와 같은 화음을 구현하는 것은 단연 파이프오르간이 유일할 것입니다. 클래식 음악에 여전히 사용되는 가장 오래된 악기로, 한 곳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건축물이자 보물인 파이프오르간의 선율을 듣노라면 장엄함, 고요함, 섬세함의 음색 앞에 빠져들 수밖에 없겠죠.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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