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거장들이 좋아하는 철강재
[DK PLAY/트렌드] 2019.05.02 16:22


집단건축물의 선각자 르 코르뷔지에로부터 큰 영향을 받은 한국인 건축가는 한국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 김중업이다. 그는 르 코르뷔지에로부터 사사를 받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는 1952 9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유네스코 주최 제1회 세계예술가회의에 한국건축가 대표로 참석한다. 비행기를 8번이나 갈아타고 온 것이다. 그곳에서르 코르뷔지에를 만나고 그에게 직접 수학하기를 끈질기게 요청한다. 코리아가 어디 있는 나라인지도 몰랐던 르 코르뷔지에는 황당했을 것이다.


르 코르뷔지에는 낯선 동양인의 간청을 마지못해서한 번 와보라는 멘트를 던졌다. 김중업은 3개월여간의 이탈리아 건축 답사를 마치고 파리에 소재한 르 코르뷔지에 건축사무소로 다시 찾아왔다. 르 코르뷔지에는 김중업의 열성에 감복하여 테스트를 받을 수 있는 특전을 부여하고태극문양의 정원 설계안을 받아들여 3년여간 수학을 받게 한다.   


 


유학 기간 동안 김중업은 거의 매일 새벽 3시까지 스승의 설계도를 보며 공부했다고 한다. 사무실 열쇠를 얻기 위해 건물경비에 용돈까지 주면서 닥치는 대로 공부했다. 유학이 끝 날 무렵, 사무실에 보관된 설계 도면에는 김중업의 사인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그것은 열정의 증거였다.


김중업은 드골 대통령으로부터 프랑스 국가 공로 훈장과 슈발리에(騎士) 칭호(1965)를 얻었다. 미국 유명 건축 잡지는 르 코르뷔지에 5인의 수제자에 김중업을 포함 시켰다. 그러나 그의 귀국 후 일정은 원만하지 못했다. 1970 4, 준공 4개월 만에 와우 아파트가 붕괴하자 방송을 통해 김현옥 시장을 강하게 비판하고, 그해 8월에는 서울시 철거민 이주 정책이 졸속으로 추진된다는 비판을 함으로써 정부 당국에 미운털이 박혀 중앙정보부로부터 강제로 추방된다. 그가 갈 수 있는 곳은 프랑스밖에 없었다.

 

강제추방 되면서 세무조사도 받았다. 거액의 세금 추징, 성북동 자택의 경매, 소장 석물 등이 모두 매각되어 빈털터리가 된다. 삼일빌딩 설계 비용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의 망명 생활은 1979년 박정희 대통령 사망으로 끝이 난다.

 

하지만 그가 별세(1988)할 때까지 수많은 철근 콘크리트 공법의 건축물을 설계함으로써 건설산업과 철강 산업 등의 후방산업은 웃음꽃을 피울 수 있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그의 영향력은 지속되고 있다. 그는 삼일빌딩, 프랑스 대사관, 서강대 본관, 부산대학교 등 200여개의 작품을 세상에 내놨다.   

 

일본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 역시 르 코르뷔지에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건축가이다. 그의 트레이드마크는 노출 콘크리트이다. 그는 칙칙한 건축 재료를 수많은 실험과 실패를 거쳐 대리석처럼 반들거리는 노출 콘크리트로 만들어 냈다. 


 

▲경기도 여주에 소재한 안도 다다오 작품의 페럼클럽 클럽하우스


안도 다다오는 건축학을 정식으로 공부한 인물이 아니다. 오사카 외곽 출신인 그는 공고 기계과 졸업이 최종 학력이다. 고교 말년에는 쌍둥이 동생의 영향으로 권투 선수가 된다. 고교 졸업 후에 백수 생활을 하다가 친구의 소개로 '노가다'를 하면서 건축계에 발을 들여놓는다. 그리고 독학과 답사로 세계 최고 건축가의 반열에 들어가게 된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이다.

 

안도는 중고 르 코르뷔지에 전집을 사서 책이 닳도록 학습했다고 한다. 그 책 속에서 그림들을 베끼다가 결국은 직접 스승을 찾아 나섰다는데, 당시 안도의 나이는 24 1965년의 일이었다. 안타깝게도 안도가 시베리아와 핀란드를 거쳐 9월에 파리에 도착했을 때, 스승 르코르뷔지에는 8월 27일 로크브륀 바닷가에서 숨을 거두었다.


암튼, 안도 다다오는 1965년부터 1969년까지 4년간 유럽 전역과 인도 미국 등을 답사하면서 몸으로 건축을 배우고 독자적인 건축관을 형성했다고 한다. 1997년 가을, 안도 다다오가 도쿄대학 건축 공학부 설계 담당 교수에 임명되자 많은 사람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안도 다다오의 작품은 경기도 여주에 소재한 페럼클럽 클럽하우스에서 만날 수 있다. 클럽 하우스의 외관은 동국제강의 컬러강판럭스틸이 채용되었다. 안도 다다오와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이 직접 선택한 럭스틸의 채용 효과는 예술성이 돋보이는 명품 골프장의 얼굴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는 평가이다.

 

럭스틸 0J009 제품이 적용된 제네시스 매장


경남 진주 남강변에 자리한 메르세데스-벤츠의 명품 차량 전시장 외양은 미려한 감색톤의 럭스틸로 구성되어 있고, 스타필드 하남의 제네시스 전용 스튜디오도 럭스틸로 외양과 내부를 장식하고 있다. 철강재가 석재, 목재, 유리를 밀어내고 건축물의 외양에 드러내는 시대가 된 것이다.

 

철은 재료라는 사실에 주목한다면 건축가의 세계를 들여다봐야 한다. 12 6일부터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르 코르뷔지에 전시회가 열린다. 생각이 앞선 철강인들의 나들이 코스이다. <>


글 : 김 종 대 (칼럼니스트)


m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