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이 사라진 주방
[DK BRAND/철이야기] 2018.07.18 18:54


여름 이야기의 하이라이트는 '캠핑'이다. 60~70년대의 캠핑은 2인용 군용 텐트와 미군들이 쓰고 남은 버너를 반드시 챙겼었다. 


▲당시 사용하던 버너


버너는 알코올이나 휘발유를 원료로 사용하여 매우 위험했다. 그나마 이런 버너가 있는 사람은 행운이었다. 대다수 가족들은 집에서 쓰던 석유곤로까지 들고 가는 진풍경을 연출했었다.


▲포터블형 가스레인지


그러다가 포터블형 가스레인지가 등장하면서 간편해졌지만 이제는 그런 수고도 필요 없어졌다. 주먹만 한 전기렌지(인덕션) 하나면 족하기 때문이다. 휴대용 전기렌지는 전기 콘센트가 있는 곳이면 어느 곳에서든 사용할 수 있다.


전기렌지는 강철 코일에 전기를 연결하여 작동되는 휴대용 조리용품이다. 전기레인지는 불에 델 염려도 없고, 화재 위험성도 거의 없다. 가정의 식탁뿐만 아니라 야외에서도 사용이 용이하다.


전기렌지가 등장하자 기존에 가정의 주방을 차지하고 있던 가스레인지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다만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종전의 가스레인지는 불완전 연소되면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탄소 때문에 두통을 유발하고 천식과 호흡기 질환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또 불완전 연소된 가스는 영유아에게 위험할 수도 있다.



가스레인지의 일산화탄소 배출량은 106ppm 수준이다.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195ppm 보다는 적지만 55ppm의 담배연기보다는 훨씬 높다. 독일은 1987년부터 가스레인지로 취사를 하지 못하게 규정하고 있다.


전기레인지는 크게 인덕션 타입과 하이라이트 타입으로 양분된다. 인덕션 타입은 유도 가열 방식을 통해 자기장을 발산해 용기만 가열하는 방식으로 열효율이 뛰어나고 조리 속도가 빠른 반면 사용할 수 있는 용기가 제한적이어서 뚝배기와 같은 자기 용기를 사용할 수 없고 철이나 스테인리스처럼 자성을 가진 용기만 사용이 가능하다.


전기레인지는 강철이 만든 새로운 주방의 혁신이다. 기본 원리는 강철을 세라믹 플레이트로 덮어서 만들고, 전원을 연결하여 전기장이 코일에 흘러들게 해서 자기장을 생성하게 만드는 것이다.


인덕션은 강철과 스테인리스의 전기 전도율이 낮은 것을 이용하여 순식간에 열로 변환 되는 이론을 적용한 것이다. 인덕션은 가스레인지와 달리 열이 냄비의 아래가 아닌 안쪽에서 생성되므로 무심코 전기레인지 위에 잡지를 오려놓았더라도 타지 않는다. 그러나 잡지를 치우면 조심해야한다. 세라믹으로 된 인덕션 윗부분은 따뜻하기 때문이다.


맞벌이 주부에게 인덕션은 훨씬 능률적이다. 바쁜 시간에 가스레인지 위로 흘러나온 찌개의 흔적이라든가 음식물 찌꺼기를 행주로 쓱~ 치우면 그뿐이다. 인덕션 사용에는 몇 가지 주의 점이 있다.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진 냄비


가장 큰 문제는 스테인리스 스틸이나 강철로 생산된 냄비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부 스테인리스로 알려진 제품 중에는 실제로 스테인리스가 아닌 경우가 허다하므로 자석에 달라붙는 냄비를 사용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자석이 붙지 않는 냄비라면 절대로 뜨거워지지 않는다. 인덕션의 단점은 가스레인지처럼 큰 냄비를 빠르게 데우지 못한다. 따라서 요리가 오래 걸리기도 하며, 중국요리와 같이 일시적으로 센 불을 필요로 하는 요리에는 적합하지가 않다.


▲언더렌지


인덕션의 개념을 잘 활용한 음식점도 등장하고 있다. 버튼 하나면 조리준비가 끝나는 그런 음식점이다. 이 장치는 테이블 밑에 유도가열전기 장치를 설치하여 용기 자체가 발열하는 방식의 언더렌지이며, 열 방출이 거의 없어서 음식이 늘어붙지 않고, 열효율도 매우 높다.


특히 불꽃이 없기 때문에 음식이 타거나 눌러 붙지도 않는다. 밀폐되거나 좁은 공간에서도 청정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그릇에 손이 닿아도 데지 않는다. 언더렌지는 주방 아래쪽에 설치되어 있고, 식탁 위에 가열 패드만 있으면 주방 어디서든지 음식을 가열할 수 있다. 불꽃이 없어도 요리가 가능한 미래형 기술이 접목된 것이다.


주방에서 불꽃을 사라지게 한 핵심은 강철 특성을 잘 활용한 과학의 힘이다.

 

 

 

글 : 김 종대 (스틸프라이스 사장, 철강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