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문화의 도시 파리를 관통하는 센강 위에는 37개의 다리가 놓여 있다. 이 다리들은  ‘센강은 흐르고’라는 유명한 시를 탄생시켰고, 사랑의 자물쇠를 다는 유행을 전 세계로 번지게 했다. 



그러나 파리의 상징은 에펠탑이다. 파리 만국박람회 때 완성된 에펠탑은 영국인들에게 시샘을 불러 일으켰다. 철강 산업을 발전시켜 산업혁명을 일으켰던 영국의 위상은 철로 만든 거대한 에펠탑 때문에 코가 납작해 졌었다. 


게다가 프랑스의 모던스타일에 앞장선 건축가들은 철을 사용하여 갖가지의 건축물들을 탄생시켰으니 영국인들은 내심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영국이 예술을 등한시 하는 국가는 아니다. 섬나라라는 핸디캡을 늘 안고 사는 영국인들은 간혹 세계인들을 놀라게 한다. 그중 하나는 낙후된 철강도시 또는 탄광도시로 불리던 지역을 재생시켜 예술 도시로 만든 것이다.   



영국 ‘게이츠헤드’는 제철, 조선, 화학 등 중화학공업과 탄광으로 유명했다. 1970년대 말 이후 대처 정부가 저생산성의 광산 폐쇄 조치를 내려 도시는 흉물로 변했다. 석탄은 철강공장의 주원료였으니 자연스럽게 철강기업들도 문을 닫아야 했다. 이후로 ‘게이츠헤드’는  ‘문화'를 주제로 재생되었다. 



발틱 밀가루공장을 미술관으로 만들고, 소라고둥 모양의 세이지음악당(노만 포스터 디자인)과 창의적인 ‘게이츠헤드 밀레니엄 브리지’를 만든 것이다. 2002년 뉴스위크는 ‘게이츠헤드’를 세계의 창조적 예술도시로 소개했다. 


이 도시를 알리는 대표적인 예술품은 거대한 조각품 ‘북녁의 천사(The Angel of the North)’이다. 세월이 흐를수록 짙은 흑갈색으로 변모하는 ’코르텐 강판‘으로 만든 ’북녁의 천사‘는 아마도 철의 원조라는 역사적 사실과 ’게이츠헤드’(Gateshead)를 지금껏 융성시켰던 철강 산업의 흔적을 기억시키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게이츠헤드’의 명물은 ‘게이츠헤드 밀레니엄 브리지’이다. 타인강을 잇는 이 다리는  사람과 자전거만 다닐 수 있는 100여미터의 규모이다. 생긴 모양과 기능이 워낙 독특해서 2016년에 ‘올해의 디자인 10선(選)에 선정되기도 했다. ’게이츠헤드 밀레니엄 브리지’는 다리보다 높은 배가 지나가면 철강재로 만든 커다란 아치 형태의 구조물 두 개가 40도 각도로 비스듬히 기울어진다. 이런 모습 때문에 ‘윙크하는 눈’이라거나 ‘깜빡이는 눈’으로 불리기도 한다. 다리가 열리는 시간은 4.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선박이 지날 때나 관광객을 위해서도 다리가  들어 올려진다. 



다리의 제작은 ‘볼튼’에서 기초 작업을 통해 만들어졌다. 제작된 다리는 강을 거슬러 게이츠헤드까지 운반하여 현장에서 설치했다. 이 철구조물을 다리로 구축하기 위해 유럽에서 가장 큰 부유 크레인(아시안 헤라크레스2)으로 올려 졌는데 이 설치 장면은 스케일이 커서 구경하는 인파가 3만600명이 넘었다고 영국 언론들은 보도했었다.  



이 다리는 선박 운행자의 시야를 돕기 위해 다리가 들릴 때마다 자동으로 조명이 꺼지고, 통로와 난간은 3W의 전력이 소요되는 LED조명을 사용한다. 그리고 다리 이용자가 흘리는 쓰레기는 다리가 들릴 때마다 다리 끝 부분에 설치된 트랩으로 자연히 굴러들어가도록 설계되어 있다.  



다리 건설에는 총 2200만 파운드가 투입됐다. 다리의 건설기간은 1996년 8월 설계안 공모를 시작으로 하여 2001년 대중 개방까지 5년이 걸렸다. 이후 2002년 5월 공식 개통식에는 영국 여왕이 참석하는 등 국민적 관심도가 높았다고 한다.  프랑스의 파리가 전통적인 예술의 도시라면 영국의 ‘게이츠헤드’는 도시 재생을 통해 새롭게 탄생시킨 창의적 예술 도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게이츠헤드 밀레니엄 브리지’는 철강재로 만든 중량물도 얼마든지 독특한 디자인과 자유로운 움직임을 실행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 계기가 되었다. 


글: 김종대(스틸프라이스 사장철강칼럼니스트)



  • 황혜진 2018.01.23 09:2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우와! 야경이 장난이 아니네요 ..! 철로 만든 다리중에 정말 예쁜 것 같아요!! ^,^

  • 김백준 2018.02.03 15:4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여기도 가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