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끈기와 열정, 그리고 창조정신
[DK BRAND/철이야기] 2018.01.08 13:11


물의 나라. 전 국토의 4분의 1이 해수면 보다 낮은 운하의 나라 네덜란드. 국토라고 해봐야 우리나라의 20% 밖에 되지 않고, 그것도 온전한 땅과는 전혀 다른 입지 조건 속에서 살고 있는 네덜란드를 배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신년부터 높아지고 있다.  

네덜란드는 부존자원도 없고, 인구도 적고, 국토가 좁지만 국민 1인당 소득은 4만 4,654달러이다. 세계 15위의 부국이다. 인구는 1,700만 명에 불과하다. 

네덜란드는 800년 동안 바다와 사투를 벌였다. 국토의 북쪽은 북해, 남쪽은 라인강과 마스강 이 육지보다 높아 제방을 쌓고 저지대의 물을 지속적으로 빼야만 했다.  

수도 암스테르담도 암스테르 강을 막아 만든 간척지 위에 세운 도시이다. 그래서 이름에 담(Dam)이 붙었다. 네덜란드 중심 도시에는 거미줄 같은 운하가 존재한다. 그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도 1000개가 넘게 걸쳐 있다. 



네덜란드인들은 “세상은 신이 만들었지만, 네덜란드는 우리가 만들었다”고 할 정도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 말속에는 끈기와 열정, 창조와 혁신 정신이 담겨있다. 그런 정신으로 이뤄낸 불가사의 한 구조물이 바로 ‘북해방조제’(North Sea Protection works)이다. ‘주디치방조제’로 불리기도 한다.  

미국토목학회(ASCE)는 ‘20세기 7대 불가사의 구조물’로 ‘북해방조제’를 꼽았다. 이 공사는 댐, 간척지, 배수 공사를 포함한 20세기 최대의 해양 엔지니어링 프로젝트였다.



북해방조제는 32㎞이다. 이 방조제에 거대한 댐을 건설하여 북해와 선박으로 연결되는 관문도 설치했다. 로테르담항과 스키폴 공항, 내륙철도, 운하 등의 운송망이 만들어지자 유럽 물류의 중심지 역할을 하게 됐다. 한진해운은 네덜란드 ETC와 공동으로 유로맥스 터미널을 설립하여 공동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 투입된 엄청난 규모의 철강재는 말할 것도 없다. 

댐 건설로 만들어진 거대한 호수 ‘에이셀호’ 가장자리에는 1650㎢에 달하는 거대한 농경지가 조성되었고 이 물로 농업용수와 식수를 해결할 수 있었다. 건설 과정에 1·2차 세계대전과 대공황(1929)이 겹쳤으나 예상보다 일찍 준공시켰다. 



그러나 ‘북해방조제’는 1953년 발생한 허리케인 때문에 제방의 일부가 무너져 1,800여 명이 사망하고 20만 마리의 가축이 희생당하는 대참사도 있었다. 네덜란드인들은 불굴의 의지로 무너진 제방을 보수·보강했다. 이중삼중의 방책으로 호수 중앙에 또 다른 방조제도 건설했다. 네덜란드의 기적을 만든 원동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네덜란드인들의 ‘변화와 창조’ 정신은 못쓰게 된 산업시설의 변화에도 진가를 발휘한다. 2003년에 문을 연 암스테르담 ‘베스터 가스공장 문화공원’이 그것이다.  



‘베스터 가스공장 문화공원’은 100년 전에 조성되었던 거대한 가스공장이 가동 중지 상태에 이르자 이곳을 녹지와 문화예술 공간으로 만들어 시민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친환경공원으로 탈바꿈시켰다.  

’베스터 가스공장’은 1903년 완공된 시설이었다. 전체 부지는 4만3,000여 평에 달했다. 핵심 설비인 직경 60미터 규모의 가스 저장고는 철강재를 사용한 전형적인 탱크이다. 이외의 건물들은 건축가 아이작 오샐의 디자인에 의해 건립되었다. 

한때 폭발저인 인기를 누렸던 석탄가스는 20세기 중반 이후 대체 연료의 등장과 천연가스의 등장으로 더 이상 쓸모없어지게 되었다. ‘베스터 가스공장’도 1967년에 완전히 문을 닫았다.  

‘베스터 가스공장’은 20여 년 동안 방치 되면서 대지 오염을 발생 시키는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공장과 주변은 기름과 타르 등으로 뒤덮였다. 발암 물질인 석면까지 대량으로 발견되었다. 주변 일대가 광범위하게 죽은 땅으로 변해버렸다. 

암스테르담 시는 오랜 시간을 두고 이 지역을 문화 공간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주목할 부문은 당국자들의 인내와 확고한 신념, 그리고 일반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였다. 무려 10년 동안 일면에서는 건물을 싼값으로 문화예술인들에게 임대를 하고, 일면에서는 차근차근 오염원의 제거와 녹지 조성을 해 나아갔다.  



오염됐던 가스탱크가 놓였던 곳에 맑은 물이 흐르고, 나무와 잔디가 생기를 되찾자 본격적인 공원화 작업에 들어갔다. 기초 작업은 미국 캐서린 구스타프슨의 설계안으로 이뤄졌다. 컨셉은 ‘영국식의 자연스러운 공원’이었다.  

‘베스터 가스공장 문화공원’은 4개의 영역이 설정 되어있다. 보행자축은 부지 전체의 새로운 중심 공간을 역할을 하면서 4개의 영역을 하나로 묶어 주는 역할을 하고, 운하에 인접한 건물들은 카페, 가게, 스튜디오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크고 작은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가스 저장고는 대규모 공연장으로 변신했다. 녹이 슨 원형 가스 저장고에서는 콘서트, 파티, 뮤지컬, 패션쇼 등 다양한 행사가 국경일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열린다. 

‘북해방조제’와 ‘베스터 가스공장 문화공원’은 탄생 의미가 다르지만 자연환경을 극복한 인내와 끈기, 변화와 창조 정신을 잊지 말라는 메시지로 들린다. 자원이 부족한 나라가 부국으로 변화한 단면이기도 하다. 



글: 김종대(스틸프라이스 사장철강 칼럼니스트)






  • 황혜진 2018.01.12 10:0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네덜란드가 부존자원이없다는게 놀랍네요. 그들의 끈기와 열정이 지금의 네덜란드를 만든게 아닐까요 ??

  • 김백준 2018.02.03 15:4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북해방조제... 20세기 7대 불가사의 구조물로 꼽힐만하네요. 32km라니... 어마어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