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골든 브릿지’가 있다면 프랑스에는 ‘밀라우 비아덕’이 있다. 일명 ‘미요교’(Le Viaduc de Millau)로 불리는 이 다리는 높은 계곡 위에 펼쳐진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환상을 준다. 안개가 자욱한 날에는 더욱 운치가 있다. 공중 높이 매달린 사장교의 자태는 인간의 능력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신이 준 선물 같기도 하다. 

토목공학자들은 2004년 12월 16일에 개통된 '미요교'를 토목사의 걸작으로 꼽는다. 이 다리가 한국 땅 인근에 있다면 새해의 소원을 빌어 봄직한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실제로 프랑스와 인접한 유럽인들은 연말연시에 이 다리를 보려고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고 한다. 

‘미요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다리이며, 파리에서 지중해안 사이 구간을 곧장 잇는 다리여서 통행량이 엄청나다. 더 정확히는 프랑스 남부와 스페인을 잇는 A75번 고속도로에 걸쳐 있고, 파리에서 차로 5시간30분쯤 달려가면 서서히 모습이 드러난다. 그리고 툴루즈와 몽펠리에 사이의 타른(Tarn) 협곡에 가로 누운 거대한 사장교를 만나게 된다.   

‘미요교’의 높이는 343m. 타른 강으로부터 가장 높은 주탑까지 계산한 수치이다. 63빌딩보다는 80m, 에펠탑보다는 23m가 높다. ‘미요교’의 총연장은 2,460m이며, 교각은 모두 7개이다. 가장 높은 교각은 지상으로부터 242m의 높이에 있다. 

여기에 높이 4.3m의 다리 상판과 케이블을 지탱하는 약 89m의 주탑이 더해지면서 교량 높이는 335m가 되었고, 피뢰침과 안테나까지 추가되면서 미요교의 높이는 343m가 됐다. 

케이블은 하프 팬(harp-fan) 형태이다. 이 다리를 공사하는데 투입된 콘크리트는 8만4000㎥, 철근 1만3,450톤, 강선 200톤, 강재 4만8,900톤 등이다. 철강재의 사용량만 보더라도 엄청난 공사였음을 짐작케 한다.  

시공은 프랑스의 대형 건설업체 에파주(Eiffage)사가 맡았다. 건설비는 약 4,715억원이 투입됐다. 당초 예상 공사 기간은 39개월이었지만 실제로는 38개월 걸렸다. 

‘미요교’는 공사 중 옆바람 때문에 곤혹을 겪었다. 사장교 형태의 엄청난 길이 때문에 골짜기에서 부는 골바람을 견뎌내는 고난이도의 공사를 견뎌야 했고, 차량 통행에 따른 불규칙한 흔들림을 최소화하는데 애를 쓴 다리이다.

그뿐만 아니라 교량 상판 구조물을 240m까지 끌어올리는 기술도 난제였다. 다리 상판 위에 세워진 7개의 콘크리트 주탑은 1개당 무게가 700t이나 되었지만 주탑 7개를 세우는데 3개월 밖에 안 걸렸다고 한다. 다리가 너무 높아 어느 때는 구름 위에서 공사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미요교’에서는 ‘밀라우 비아덕’이란 마라톤 대회가 열리기도 한다. 23.55Km를 달리는 하프 마라톤이다. 이 경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해발 343m 높이의 공중에서 바다와 계곡, 그리고 바다 위 난간을 달리는 짜릿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 다리에는 500m마다 비상 전화가 설치됐다. 운전자들이 주변의 바람과 온도, 그리고 현재 흔들림 정도를 항시 파악할 수 있

도록 전광판도 달렸다. 지상관제센터에는 CCTV로 24시간 교량 상태를 파악하고 있다. 

불이 나면 즉각 소방차가 출동하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골든브리지’의 안전관리 시스템을 방불케 할 정도로 잘 관리되고 있다. ‘미요교’는 프랑스, 스페인 등 인근 국가에서 하루에 2만8000대 이상의 자동차가 통행을 한다.    

‘미요교’는 바캉스 철의 극심한 교통체증을 해소하고 환경 친화적으로 건설하여 관광 상품화한 다목적의 명품 다리이다. 프랑스 정부는 애초부터 ‘미요교’를 관광 상품화할 목적으로 전세계에 설계를 공모했다. 

사전에 유명세를 높여 이름값을 높이려는 전략이었다. 공모 결과 영국의 유명한 건축가 노먼 포스터(Norman Foster)의 작품이 당선되었다. 포스터는 공사 중간에도 매스컴의 시선을 의식하여 일부러 눈요기 감을 주었다. 주탑 위에 설치된 크레인 같은 구조물을 그대로 남겨 주었으니 이를 보려는 인파가 몰려들었던 것이다.    

‘미요교’와 유사한 우리나라의 사장교는 충주호 위 100.9m의 높이에 설치된 ‘단양대교’(2001년)이지만 ‘미요교’에 비해 훨씬 협소(2.6배)하다. 

다리는 주변경관을 자연 친화적으로 건설할 때, 명품이란 이름으로 자리매김하는 독특한 구조물이기도 하다. ‘미요교’가 꿈의 다리로 불리는 이유는 철강재로 만든 사장교가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뿜어내는 기운 때문일 것이다. 

욕심이 있다면 동양의 나폴리라고 불리는 여수의 섬과 연결하는 다리들을 세계의 명품 다리 모형으로 만들면 어떨까하는 공상도 해본다. ‘천국에 가려거든 나폴리를 보고 죽어라“라는 서양속담이 있듯이 명품 다리들의 모형을 보는 즐거움을 동양의 나폴리 여수항에서 만났으면 한다. 

 

 글_김종대(스틸프라이스 사장·철강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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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스투데이 2017.12.26 17:1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미요교라는 제목 보고 일본에 있는 다리인 줄 알았네요. ㅎㅎ

  • 황혜진 2017.12.27 08:4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굉장히 장대한 다리네요 안개가 낀 날에 꼭 가고보 싶어요

  • 김백준 2018.02.03 15:4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와... 블로그에 올라오는 건축물들은 하나같이 다 비행기 티켓을 끊고싶게 만드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