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을 대표하는 건축물은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다. 이 성당은 천재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유작이다. 그는 1884년부터 파밀리아 성당의 건축 책임을 맡으면서 설계와 건축 작업에 전 재산을 바쳤다. 

파밀리아 성당은 아직도 건축이 진행되고 있다. 2026년에야 완공된다고 한다. 이 건축물의 특징은 하늘 높이 치솟은 첨탑이다. 겉으로 볼 때는 석재로 올린 것 같지만 사실은 첨탑 속에  철 구조물이 버티고 있다. 

 


이 건축물을 구경하기 위해 다녀가는 전 세계인들은 한 해에 1천 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파밀리아는 1백여 년 동안 후대에게 관광수익을 챙겨주고 있는 소중한 자원이다.  



가우디는 이 성당을 건축하기 위해 죽을 때(1926년)까지 공사 현장에서 생활했다. 가우디가 과거의 건축 방식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건축물을 만들기 시작하던 시기는 유럽의 철강 산업이 크게 번성한 무렵이어서 모더니즘의 건축물들이 속속 등장했다. 철강재를 건축물에 과감히 적용한 시기를 말한다.



가장 앞선 건축가가 바로 안토니오 가우디이다. 그는 바르셀로나에 구엘 공원, 카사 바트요, 카사 밀라 등의 건축물을 만들었다. 바로크 양식과 고딕풍의 건축물이 즐비한 유럽 중심의 바르셀로나에 현대적인 감각의 건축물이 들어선 것은 와인과 면화, 철강 산업이 발달하면서 자본이 모이기 시작했던 이유였다.  

부의 축적은 인간들에게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욕구를 드러낸다. 이 욕구는 건축가들로 하여금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건축물을 탄생시키는 촉매가 된다. 철 구조물을 가장 많이 채택한 건축물은 ‘카사 밀라’이다. 



‘카사 밀라’는 ‘산’을 개념화시킨 건축물이다. 외양으로 드러난 ‘카사 밀라’는 매우 독특한 형태의 건물이다. 건축가들은 가우디의 상상력이 가장 많이 담긴 건축물을 ‘카사 밀라’로 지목한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카사 밀라’를 ‘라 페드레라’(La Pedrera 채석장)로 부를 만큼 비아냥거렸다. 건물 정면이 울퉁불퉁한 모양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카사 밀라’는 바르셀로나의 ‘파세이그 데 그라시아’ 거리와 ‘카레스 프로방사’ 거리가 만나는 모퉁이에 세워졌다. 

빌라형의 건축물인 ‘카사 밀라’는 공공건물이 아니라 대부호 ‘밀라’의 이름을 딴 저택이다. 1906년에 착공하여 1910년에 완성된 이 건물의 골격은 철골구조에 돌을 입혔다.   

건물 곳곳은 매우 호화롭기 그지없다. 그 당시에는 흔치 않은 자주식 지하주차장, 중앙난방, 온수, 전기, 엘리베이터 등의 최신식 시설까지 갖췄다. 어느 곳에도 직사각형의 공간은 없고 건물 모서리도 사선으로 잘랐다. 철강재의 유연성이 가장 잘 적용시킨 건축물이다. 

 

 

발코니는 무쇠장식과 석조로 구성됐다. 멀리서 보면 색유리창이 돋보이고 건물 상단은 부드럽게 파도치는 선으로 마무리했다. 이 건물은 6층이다. 지상은 5층과 다락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부에도 쇠로 만든 기둥이 세워졌다. 벽은 거의 없고 층마다 빌라의 크기가 다르다. 

건물 표면은 일상적인 벽돌이지만 내벽에는 쇠로 만든 꺽쇠가 돌을 고정시키고 있다. 정면에는 철골구조의 대들보가 박혀있다. 발코니는 물결치는 나뭇잎과 식물의 모양을 자아낸다. 이 발코니에 쓰인 철제 가공물은 바디아 형제의 작업장에서 제작되었다고 한다. 

건축주인 밀라 부부가 거주하던 층에는 철강재로 만든 격자무늬의 발코니가 설치되어 있다. 맨 위층 다락방의 지붕도 물결 모양이다. 옥상에는 옛 전사가 투구를 쓴 것 같은 굴뚝이 하나, 또는 두서너 개씩 뭉쳐 있다.   

현관은 매우 호화롭다. 소재는 역시 철강재이다. 현관문은 거북이 등껍질을 연상 시킨다. 실내 장식은 바다를 모티브로 했다. 안뜰 내부 통로는 우산 모양의 금속 지붕으로 덮여 있다.  

‘카사 밀라’가 공개되자 “비행기 창고 같다”거나, “말 벌집 같다”는 혹평을 했다. 스페인의 유력 일간지에서도 “여기 지진 일어났어요?”라는 풍자만화까지 등장했다.  

이런 악평에 시달리면서 ‘카사 밀라’는 수차례의 개수를 했고, 가우디가 죽자 건축주인 밀라 부인은 방 전체를 루이 16세의 양식으로 바꿔 버렸다. 지금의 건물은 1987년 1996년 사이에 복원이 이루어져 옛 모습을 다시 되찾았다고 한다. 

무적함대를 이끌면서 세계를 제패했던 스페인에서도 철골구조의 건축물 등장은 달갑지 않았던 모양이다. 프랑스에서 에펠탑이 등장하자 흉물이라고 푸대접했던 것과 똑같다. 혁신적인 일은 시간이 지나야 찬사로 바뀌는가 보다. 

 

글_김종대(스틸프라이스 사장, 철강 칼럼니스트)   

  • 황혜진 2017.12.08 15:3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스페인 여행했을 때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입을 다물지못하는.... 섬세한 표현들과 크기.. 정말 압도적일더라구요 . 아직까지 짓고있는 건물이 완성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겟지만.. . 꼭 완성된 후의 모습을 보고싶네요

  • 박진희 2017.12.08 17:2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철의 미학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요?데체?^^;;;;

  • 염명석 2017.12.08 17:5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정말.. 실제로 보면 어마어마 할 것 같네요~ 철은 단단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심미성도 겸할 수 있다는 걸 매번 새롭게 느끼네요 ^^

  • 김백준 2017.12.08 18:0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건축물 형태가 상당히 이국적이네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꼭 한번 가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