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역사나 플랫폼, 그리고 첨탑과 대규모 산업생산 시설에서 쉽게 있는 철재 빔의 탄생은 아주 오래전의 일이다. 현대적인 빌딩 골조로 손쉽게 사용되는 H빔은 I 탄생 이후에 변형된 것이다

국내 최초로 H빔을 사용하여 건설된 건물은 서울 종로 2가의 '삼일빌딩'이다. 최근의 삼일빌딩 외관은 남루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7~80년대에는 이곳을 약속장소로 만큼 유명한 빌딩이었다. 31 규모의 빌딩 유리창 골격은 코르텐 강판이다.  

녹슬지 않는 코르텐 강판은 오랜 세월이 지나면 적갈색을 띠면서 비나 눈으로부터 철제를 보호하는 장점이 있지만 커피색의 잔유물이 건물 외벽으로 흘러내리는 단점도 있다. 파리 세느강 인근의 현대적인 건물에도 H빔과 코르텐 강판을 창문틀로 사용한 모습이 간혹 보인다

I빔은 프랑스인 플라샤(Flachat) 1846년에 처음 만들어서 자르(St. Lazare)역에 사용했다. I형이나 T 철강재가 등장 하자 장스펜을 건널 있는 건물 구조들이 속속 지어진다. 기차역사, 온실, 시장 등에 I빔은 제격이었다.  

I빔이 만든 넓은 공간은 기차가 머물 있고, 승객들의 승하차가 가능한 플랫폼을 충분히 유지시켰다. 그리고 증기 기관차의 연기와 증기를 분산시킬 있었다. I빔이 개발되기 이전의 기차 역사는 대부분 목재로 지었었다.

▲  I빔으로 지붕을 덮은 동 파리 역사.

구조물을 이용한 장스펜의 지붕 구조가 발전하자 공공건물들은 철로 대체된다. 1846 완공된 파리 역사는 철이 사용된 최초의 기차역이다. 기차역은 뤼노가 만들었다. 뤼노는 처음에 110피트의 단일 스팬을 갖는 기차역를 만들려고 했으나, 경제적 이유 때문에 주철재 기둥과 목조 트러스를 이용한 스팬의 구조로 바꾸었다고 한다

파리 역사의 탄생 이후로 구조를 이용한 기차 역사는 파리 곳곳에 건설되었다. 파리 역사도 구조물로 만들어졌다. 필자가 2014년도에 떼제베를 이용하기 위해 방문한 동(東) 파리 역사의 건물 골격은 매우 탄탄했다 특히 높은 천장이 인상적이었다. 무장 군인들이 2 1조로 역내를 순찰하는 위압적인 모습만 없었더라면 파리 역사의 웅장한 구조물은 볼거리로 충분했다.   

I빔의 적용성과 위용을 가장 나타내는 건물은 '겨울 온실'이다. 1840년대에 탄생한 겨울 온실 최초의 기차 역사가 건설 무렵, 파리와 리옹에 동시에 건설되었다. 파리의 겨울은 상류층만 이용할 있었다.  

▲ 오로(Hector Horeau)는 I빔을 이용해 파리에 다양한 대형 건축물을 지었다. 

그러나 1847 오로(Hector Horeau) 리옹에 지은 겨울정원은 규모가 크고 볼거리가 많았다고 한다. 겨울정원은 파리 시민을 위한 놀이시설을 말한다. 속에는 카페와 레스토랑, 갤러리, 무도장, 극장 등이 있었고 대중 집회의 장소도 있었다

휴일이면 이곳에 7,000~8,000명이 모였다고 한다. 거대한 공간을 가벼운 철구조로 공간을 확보하고, 비와 바람을 막을 있도록 지붕을 닫은 건축물이 여러 곳에 등장한 것이다. 파리의 상젤리제에 들어선 130피트, 높이 60피트인 거대한 겨울정원은 많은 건축가들에게 I빔의 효용성을 알리는 매개체가 된다.     

I빔을 상용화 사람은 조리스(Zores)이다. 그는 1848년부터 직접 사장에 내다 팔았다고 한다. 1 파리 산업박람회장에는 T I형강을 이용한 다양한 철제 바닥 시스템이 전시되기도 했다. 이때부터 철을 금기시했던 교회 건축에도 철이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시장과 같은 공공건물에도 I빔이 사용된다. 철은 이런 과정을 거쳐 새로운 건축 양식을 창조할 대안적인 재료로 등장한 것이다.     

▲ 파리 세느강 인근의 주거건물. 창틀을 코르텐 강판으로 만들었다.  

철 산업이 근대화되기 시작한 것은 1830년대이다. 주철제는 단철과 달리 주로 눈에 보이는 요소에 사용되어 구조용 재료뿐만 아니라 장식재로서의 역할도 했다. 철의 가격이 낮아져서 주철과 단철을 결합하여 사용할 있는 시대를 맞았다는 의미이다. 단적으로 짚어 본다면 주철은 압축력에 강한 곳에 쓰였으며, 선철은 인장력에 강해야 하는 건축물에 채용되었다는 점이다.

철이 건축물에 사용되기 시작한 역사의 흐름을 보면 건축가들의 새로움을 추구하는 미적 감각과 보다 효율적인 건축물또는 대규모로 공공 구조물이 필요한 곳에서 필요충분조건을 갖출  대안적 재료로 사용되었음을 보여준다

미래의 건축물에 철의 사용을 적극화 하거나 증대시키는 사람들은 바로 건축가이다.   


 

글. 김종대(스틸프라이스 사장, 철강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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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명석 2017.10.11 18:0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철 구조물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추가 획득했네요 ^^ 좋은 글 감사합니다~

  • 황혜진 2017.10.13 09:3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오로가 만든 것들.. 멋있네요!

  • 박진희 2017.10.13 11:2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오늘은 사진이 더더욱 돋보이는건 왜일까요?글보단...^^